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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출신 이경복 소위 60년만에 가족품에 …

최승희기자
등록일 2009-06-22 20:48 게재일 2009-06-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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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에서 전사한 포항 출신의 한 공군 소위 유해가 최근 호국인물 선정을 계기로 60여 년 만에 가족을 찾게 돼 6·25 기념일을 앞두고 감동을 주고 있다.

전사 사실을 통보 받고도 유해 행방을 몰라 묘소 하나 없이 수 십 동안 제사만 지내 온 유가족들은 이제야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쟁의 최일선에서 전사한 인물을 기리기 위해 매월 1명의 호국인물을 선정하는 전쟁기념관은 최근 6월의 호국인물로 6·25전쟁 발발 직후 한강철교 상공에서 전공을 세우고 산화한 이경복〈사진〉 공군 소위를 선정했다.

당시 전투기 한 대 없이 L-5연락기 12대와 T-6훈련기 10대뿐이었던 열악한 전투 상황에서 L-5연락기 조종간을 잡은 이 소위.

전쟁 발발 5일 후인 6월 30일, 이 소위는 공군본부 보고 직후 한강철교 도하를 시도하는 북한군 탱크 수십 대와 2개 연대 병력을 향해 폭탄을 투하했고 이후 기체가 대공포에 피격되자 그대로 항공기를 적진으로 돌진시켜 전사했다.

이 소위의 정확한 보고로 미 제5공군 전투기 4대가 한강철교 부근의 적을 공격하는 등 한강도하를 지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호국인물로 선정, 전쟁기념관은 이 사실을 유가족에게 통보했다.

그동안 유해의 행방을 몰라 성묘는 고사하고 매년 꼬박꼬박 제사 날만 챙길 수밖에 없는 마음 속 아픔을 간직해 온 유가족들은 이번 호국인물 선정과 함께 이 소위의 유해가 국립묘지에 안장된 소식을 전해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소위의 친동생인 이두보(80·포항시 남구)씨는 “아버님이 나머지 자식들에게 별 다른 유언 없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동안 형님의 사망 경위에 관해 알 길이 없었다”면서 “이번에 형님이 국립묘지에 편안하게 안장된 사실을 알게 된데다 호국인물로 선정돼 기쁘고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말했다.

이어 “먹고 사는 일이 바빠 유해를 찾을 엄두조차 못내고 매년 제사 날만 챙기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앞으로는 가족들과 함께 언제든지 참배할 수 있게 돼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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