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했던 오지 사찰 방문객 줄이어
안동시 도산면 운곡리의 이 사찰은 안동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곳으로 이전에는 일부 신도를 제외하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을 만큼 한가했다.
그러나 이 절 법당 앞마당에 모셔진 돌부처가 북한에서 넘어온 것으로 소개되면서 불상을 직접 보려는 방문객이 끊임없이 찾고 있다.
불도들은 이 돌부처에게 ‘탈북 1호 돌부처’라는 애칭을 부여하고,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며 애정을 쏟고 있다.
용수사에 따르면 ‘탈북 1호 돌부처’의 고향은 개성시 영통사로 영통사 앞마을에 살다가 탈북한 여성 김모씨가 자신의 집 마당에 묻힌 것을 발견해 탈북때 모셔왔다.
무게 200kg에 가까운 이 돌부처를 버리지 못하고 먼길을 모셔 온 것은 꿈 속에 돌부처로 현신해 나타난 아버지 때문.
미리 탈북한 자식들을 오매불망 그리워하는 김씨에게 꿈 속에 나타난 아버지가 돌부처까지 데리고 탈북할 것을 권했다는 것.
이후 김씨는 돌부처와 함께 중국으로 탈북해 꿈에도 그리던 자식들을 만났지만 생활이 어렵고 돌부처를 모실 형편도 못됐다.
이때 김씨의 딱한 형편을 알게 된 한국의 한 사업가가 김씨를 돕기 위해 이 돌부처를 돈을 주고 산 뒤 용수사에 시주했다.
돌부처의 고향 영통사는 1027(고려 현종 18년)년 창건된 사찰로 16세기 무렵 소실됐으나 2002년 북한 조선경제협력위원회와 대한불교 천태종이 함께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부처는 영통사의 소실 당시 마을 주민에 의해 인근 가정집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용수사 정왜스님은 “탈북한 미륵 돌부처의 사연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조용하던 산사에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며 “오매불망 자식을 그리는 탈북 보살님의 지극한 마음이 돌부처를 용수사까지 오게 했다”고 말했다.
/이임태기자 lee7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