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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마음 양로원을 다녀와서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6-17 20:02 게재일 200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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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주 영일고 1

이번에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로원을 갔다. 나는 왠지 모를 위화감과 거부감이 들어 정말 가기 싫었다. 그렇지만 학급 단체가 가는 것이기 때문에 티도 내지 못하고 버스를 타 양로원으로 갔다.

하늘 마을에 도착했을 때 입구 쪽 벤취에 할머니 한분이 앉아 계셨다. 그냥 보기에도 몸이 불편해 보이셨다. 이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정말 못됐고 철들지 못했지만 난 그곳이 더럽고 나 같은 사람은 올 곳이 못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할머니를 뒤로 한 채 그 곳 관계자 분께서 지정해 주신 장소를 청소했다.

건물 안을 들어서자마자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다. 그걸 노인 냄새라고 하나보다. 내게도 친 할머니 한 분이 계시지만 그런 각렬한 냄새는 처음이었다. 난 이 냄새가 너무 싫어서 빨리 끊을 내고 집에 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곳에 치매가 있으신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속이 안 좋아졌다. 그 냄새에 익숙해지는 대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2층 청소를 다 끝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신 1층을 청소하러 갔다. 난 거부감이 생겼다. 정말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내려가 청소를 하고 있는데 할머니 한분께서 내가 진공청소기를 돌리는 것을 보시고 옆에서 계속 지적을 하셨다.

정말 짜증이 나서 내팽겨 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지 때문에 억지로 참았다.

청소를 겨우 겨우 다 끝내고 복도에 앉아 있는데 할머니 두 분이 나와 계셨다. 계속 쳐다보고 있자니 어색해서 내가 할머니께 자식 분들은 어디 계시냐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할머니 한 분께서 자식들은 다 서울에 올라가서 돈 번다고 전화 한 통 하기도 힘들다고 하셨다.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왜냐하면 내가 이 할머니처럼 늙었을 때 내 자식들에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거기 계신 어르신들께 너무 죄송스러워졌다. 이제 서야 내가 정말 철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난 최대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니 할머니 한 분께서 내 손을 잡으시며 춤을 추셨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손을 잡고 있으니 친할머니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나와 춤을 추시고도 성에 덜 차셨는지 담임선생님 손을 잡고 춤을 추셨다. 담임선생님께선 처음엔 꺼려하셨지만 계속 부추기니 못 이기는 척하시며 추셨다.

그리고 다른 방으로 가서 할아버지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말동무도 되어 드렸다. 그러고 난 뒤 옆 건물에 계신 분들은 찾아뵙기로 했다.

현관문을 여는데 비밀번호 손잡이가 반대로 되어있어서 무척 당황했다. 하지만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곳에 계신 분들 중 정신이 온전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함부로 혼자 나가지 못하게 하기위해 반대로 달아 놓은 것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 역시 어르신들이 많이 계셨다.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모여 소규모의 공연을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어르신들께서 좀 지루해 하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들 때문에 들어가시지도 못하는 것 같아 정말 죄송했다. 공연을 겨우겨우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끼신 할머니 한 분께서 직접 노래도 부르시고 춤도 추시면 우리에게 힘을 주셨다.

그렇게 재밌게 놀고 있는데 벌써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었다. 우리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체 어르신들께 한 분 한 분 다 인사를 드렸다.

버스를 타고 약 3∼4시간을 봉사한 일을 떠올려 보았다. 난 아무것도 얻은 것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뿌듯했다. 다음 봉사활동 때에는 처음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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