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교육청은 올해 곡송초등학교, 태화초등학교 등 6개 학교를 통폐합하기로 하고 지난 10일 처음으로 구성초등학교 양각분교에서 주민 설명회를 했다.
김천교육청의 통폐합 대상학교 기준은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수 50명 이하, 분교는 20명 이하다. 양각분교 학생 수는 현재 14명이다. 김천교육청은 이날 인심 쓰듯 양각분교를 폐교할 경우 학생들을 구성초등학교가 아닌 거리도 가깝고 시내에 있는 양천초등학교로 전학시키는 방안을 학부모들에게 제시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기본적으로 폐교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굳이 폐교를 한다면 왜 양각초등학교로 가야 하나. 김천초등학교로 전학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김천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뜻대로 하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김천교육청이 양각분교 학생을 전학시키겠다는 양천초등학교의 학생 수도 현재 딱 50명이다.
1학년이 4명, 2·3학년이 각각 7명, 4·5학년이 각각 9명, 6학년 14명으로 올해 6학년이 내년에 졸업하면 학생 수가 50명 이하가 돼 통폐합 대상학교가 된다.
학년별 학생 분포를 보면 내년에 입학할 학생 수는 4명 이하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년에는 양천초등학교도 폐교 대상학교가 된다.
그런데 이해하지 못할 일은 내년이면 폐교해야 할 학교에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학교시설을 새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김천교육청은 지난해 양천초등학교 도서관을 만드는 데 3천500만원, 과학실 시설하는 데 3천500만원, 영어체험실 시설하는 데 3천500만원 등 1억500만원을 넣었다.
이 시설이 아까워서 양각분교 학생들을 양천초등학교로 전학시키겠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양각분교 학부모들이 폐교에 반대하고 있고, 전학을 할 경우 김천초등학교로 가겠다고 하니 내년이 지나면 1억500만원의 시설비는 날아가게 됐다. 이러한 경우는 또 있다. 지금까지 학교에 시설투자를 한 직후 폐교한 학교가 여럿 있다는 얘기다.
김천교육청은 지난해 양천초등학교에 1억500만원의 시설투자하는 일은 재고했어야 했다. 시설비로 쓰인 돈은 세금이기 때문이다.
양각분교 학부모들도 “학교시설보다는 학생들의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재정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