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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항만청

none 기자
등록일 2009-06-12 20:53 게재일 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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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제2사회부 기자

울릉신항(사동)이 설계 부실로 인한 쓸모없는 항구라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 그런데 공사를 관리, 감독했던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책임은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

울릉 신항은 물동량이 폭주하는 도동항의 대체 항 및 환동해 물류중심항 조성과 기상에 상관없는 전천후 5천t급 여객선 취항 등을 목표로 지난 1993년 착공, 총 1천4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해 11월 1단계 공사를 완공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울릉 신항의 접안시설 공사는 항내 파고 7.7m, 파향 남남서라는 지난 98년 옛 수산청의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05년 한국해양연구원의 재추산 결과 파고 9.82m, 파향 동쪽으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07년 7월 해양연구원에서 심해 파를 적용해 항 내 파고를 재추산한 결과 항내 파고는 기준치인 0.7m보다 최대 2.3m 높은 3m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돼 비바람이 심한 날씨에는 선박이 울릉 신항에 정박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선박 운항 모의실험 결과 연간 80일가량 초속 10.2m의 강풍이 불고 이런 기상 조건에서 선박이 항만 입구를 통과한 뒤 직각으로 접안할 경우 방파제에 충돌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울릉 신항의 무용지물 지적은 지난 2007년 3월31일과 4월1일 썬플라워호(2천394t 정원 920명)가 기상악화로 승객을 모두 하선시키고 울릉 신항에 피항 차 들어갔다가 혼이 난 후 당시 선장 최모씨가 승객을 태우고는 도저히 출입항을 할 수 없다고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난 2007년 4월 4일 ‘울릉 신항 14년 헛공사’라는 내용의 기사를 썼고 포항항만청은 썬플라워호의 통항이 가능하다는 반박자료를 냈다.

본지는 그해 4월5일 ‘포항해양항만청 엉터리답변 도마’, 5월2일 ‘5천t급 여객선 울릉취항 요원’ , 5월8일 ‘신항 방파제 무용지물 월파 잦아’ 2008년 3월24일 ‘한치 앞 못 본 엉터리 울릉 신항’, 4월4일 ‘울릉 신항, 방파제 부실시공 설계논란’ , 8월15일 ‘울릉 신항 책임질 사람 없나’등 신항의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변명으로 일관했다.

2007년 해명자료에서 “썬플라워호와 2천t급 화물선이 서로 교행이 가능하다. 어항설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80∼83m가 필요하지만 울릉 신항은 98m로 계획 선박 운항에 지장이 없다”라고 주장했었다.

울릉 신항 1단계 공사의 규모는 외곽시설 759m, 접안시설 584m가 전부다. 이 시설로는 13년 전에 진수한 2천400t급 여객선 썬플라워호마저도 시뮬레이션 결과 풍속 10m/s에 운항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나며 포항항만청의 해명은 거짓말이 됐다.

언론에서 계속 잘못을 지적하자 포항항만청을 말을 바꿨다. 울릉 신항은 90대 초 항만계획 1단계 대상 선박은 당시 운항 중이던 여객선 2천t급(대원카페리·선장 70m)과 화물선 500t급이며 썬플라워호는 지난 95년 8월 14일 취항했고 스크루가 아닌 워터제트 추진방식이어서 사실상 울릉 신항 취항에 무리가 있다며 슬그머니 말을 바꿨다.

이 역시 2001년 5월 감사원 감사의 지적으로 항구가 축소됐고 수차례의 설계변경이 이뤄졌는데도 포항해양청은 95년 취항한 썬플라워호가 아닌 대원카페리를 적용했다고 터무니없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제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가 예산 1천400여억 원을 허비했으며 울릉군민들을 속이고 꿈을 무참히 짓밟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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