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 상가들은 몇 번의 유찰 끝에 감정평가액에 훨씬 못 미치는 액수로 낙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잇따른 대형상가 경매
11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www.ggi.co.kr)에 따르면 대구시 지하철 중앙역 바로 앞에 위치한 A시네마가 최근 경매 시장에 등장했다.
이곳은 9층 높이에 10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물 1·2층에는 ‘맥도널드’와 ‘아웃백 스테이크’가 입점 돼 있는 등 주변이 번화한 우수 상권이다.
건물 총 면적은 7천933㎡(2천400평), 토지 1천445㎡(437평)로 감정평가액 기준 284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작년 12월에 처음 경매를 시작한 뒤 2번 유찰을 거듭하면서 지난 9일 감정가의 절반가량인 160억원에 낙찰됐다.
부산대학교 지하철역 앞에 위치한 M메가플렉스(부산시 금정구, 건물 1천537㎡·토지 880㎡)와 부대시설도 경매에 나왔다.
감정가는 82억원. 그러나 1년간 유찰을 거듭해오다가 지난 4일 감정가의 16%인 13억8천만원에 낙찰됐다.
전남 목포에는 감정가 236억원이 넘는 대규모 농수산물도매시장(토지 1만㎡(3천25평), 건물 8천411㎡(2천544평)) 전체가 경매 처분된다. 널찍한 부지에 농수산물 점포를 비롯해 마트와 휴대폰 대리점 등이 영업하고 있는 곳이다.
3월부터 총 3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대폭 낮아지면서 다음달 20일 감정가의 56%인 132억5200만원에 경매가 예정돼있다.
▲체력 소진한 지방 상가
이처럼 지방 대규모 상가가 대거 경매에 나오는 이유는 체력이 약한 지방의 상가가 장기화된 불경기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회복할 수 없는 중병에 걸렸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체로 대출금이 과다해, 장사가 부진할 경우 이자와 대출금 상환이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감정가 30억원이 넘는 업무·상업시설은 전국 874건이 경매 진행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624건에 비해 무려 40%나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러한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매입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매각률이나 매각가율은 작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올해는 대형 업무상업시설의 평균 매각가율이 48.2%에 불과해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매각 결과를 보였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지역에서 손꼽히는 대형 상가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등장하고 있지만 임차인이 많고 유치권 등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금액이 워낙 커서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며 “경매 기간이 길어지면 건물 관리와 영업이 정상적이지 않아 해당 상가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까지 침체 되는 도미노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