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범국민대회를 ‘불법집회’로 간주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 4당에 대해 “불법집회를 주도했다”고 비판한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범국민대회에서 나온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등 야당은 어제 서울광장에서 허가받지 않은 불법집회를 주도하면서 법질서를 짓밟고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이런 시도는 말없이 지켜보는 다수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환멸만 안겨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언제까지 민생을 외면하면서 거리정치, 막말정치, 선동정치를 계속하고 조문정국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조문정국은 오늘로 끝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도 “6·10 항쟁 22주년을 맞이해 야당이 벌인 정치 굿판은 별다른 흥행을 거두지 못하고 끝났다”며 “국민은 정치권에 경제를 살리라는 지상명령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거리 가투 형식의 정치를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면서 자성을 촉구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어제 행사에서 시민들은 한결같은 염원으로 이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며 “이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바꾸고, 운영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더 높은 수위의 압박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정부와 여당이 모르쇠로 일관해서는 우리나라가 불행해질 수 있다”며 “왜 수많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모였는지에 대한 정부의 성찰과 자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도 “범국민대회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똑똑히 확인했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강압통치를 종식시키고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 앞에 항복 선언을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야당의 국회 등원을 촉구했으며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11일 “여러 측면에서 6월 국회가 반드시 빨리 열어야 한다”며 국회의 조속한 개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총재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오찬기자간담회를 갖고 “3월 국회 이후 미뤄논 일이 많다. 지금은 매우 위기 상황이다. 경제도 전환의 시점에 있다. 실질적 위기가 오고 있다 말하는 사람도 있다”며 “정국이 혼미하고, 갈등 증오 대립이 생길수록 제대로 가야한다. 국회가 빨리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