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군무원 아버지와 현역 중사 부자 등 가족이 15년 넘게 어르신 이발봉사를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공군 군수사령부 장교이발소에 근무하는 군무원 황병수(55)씨와 아내 서늠이(53)씨, 아들 황태석 중사(32) 등 일 가족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이면 어김 없이 이발도구와 간식거리를 챙겨 들고 무의탁 노인요양시설을 찾아 나선다.
황병수씨는 지난 1995년부터 가족들을 이끌고 안나요양원과 화성양로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머리손질과 목욕, 요양시설 청소 등의 봉사활동을 계속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혼자 시작한 일이었지만 8년 전 공군에 입대한 아들 황태석 중사가 이발 기술을 전수받아 봉사활동에 동참했으며, 최근에는 아내 서늠이씨가 이발 도우미로 합류, 가족단위의 이발 봉사단이 구성됐다. 황씨가 이발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80년대. 공군에 입대하여 이발병으로 군생활을 했고 전역 후에는 군수사령부 군무원으로 임용돼 이발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황씨는 “거동도 어렵고 용모를 챙겨줄 사람도 마땅치 않은 여러 어르신들을 보고 이분들 머리나 만져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다”며 “이발 봉사를 통해 어르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는 것이 나의 삶의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황씨의 이러한 미담이 사람들에게 알려져 공군 군수사령관은 물론 대구시 동구청장,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공로표창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의 일을 옆에서 지켜보다 동참하게 된 아들 황태석 중사도 이젠 가위질 솜씨가 제법 늘어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이들을 ‘천사 이발사, 황금 가위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나요양원의 김모(80)씨는 “나이 들고 몸도 아프면 정말 외로운데 정기적으로 찾아와서 머리도 다듬어주고 말동무도 되어주는 게 너무나 고맙다”라며 황씨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황 중사는 “아버지를 따라 이발봉사를 다니면서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을 배우게 됐다”면서 “자식을 낳게 되면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자식들이 자연스럽게 봉사의 참뜻을 알도록 교육 할 계획이다”라며 봉사활동의 대물림을 다짐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