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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중 권하는 외모 지상주의 사회

none 기자
등록일 2009-06-10 19:35 게재일 200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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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살과의 전쟁’ 시대다. ‘수면중 지방을 태워’ 빠르게 살이 빠진다는 등의 광고 문구를 신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헬스클럽은 ‘지방을 태우는’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지방흡입술까지 동원하는 성형외과도 성업 중이다. 이런 사회 현상은 학원가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개인의 건강은 물론 사회의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날씬함’ ‘체중감량’을 지상과제로 여기는 외모 지상주의 풍조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6∼2008년 3년 동안 전국 468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사 결과에 따르면, 2007년 5.82%이던 저체중 학생 비율이 지난해에는 6.11%로 1년 사이에 0.29% 포인트 늘었다. 저체중이란 표준체중의 80% 미만을 말한다. 저체중 학생 비율은 중3 이상에서 부쩍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고3 여학생의 저체중 비율이 무려 9.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통계가 시사하듯이 다이어트 붐과 대학입시가 합세해 저체중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오죽하면 건강검사 결과를 발표한 교육부 관계자조차 “입시 준비를 본격화해야 할 중3 이상 학생들의 저체중 비율이 높은 것은 건강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걱정할까 싶다. 특히 자신의 외모에 쏠리는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한 사춘기 여학생들은 자신의 살을 저주로 여길 정도다. 가냘플 정도로 마른 몸매의 유명 연예인들이 선망의 대상이 돼버린 세태도 이들에게 ‘살 빼기 함정’에 쉽게 빠져들게 해 안타깝다.

자기 몸은 자학과 고통으로 ‘싸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심과 애정으로 ‘대화해야’ 할 상대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못 먹어서’가 아니고 ‘안 먹어서’ 살을 빼야 한다면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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