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나 국적취득의 목적이 아닌 순수한 한국에 대한 동경으로 국제결혼을 하는 이주여성들이 늘고 있지만, 일상생활과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불화를 겪다 가출을 시도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는 것.
평소 한국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동경을 꿈꿔왔던 A씨(23·여·중국 한족).
한류문화를 통해 한국이 익숙했던 A씨는 한국남성과 결혼하기를 원했고, 중매업체를 통해 B씨(32)와 결혼을 하게 됐다.
결혼과 동시에 A씨는 지난 2008년 1월 한국에 입국했고, B씨와 함께 포항에서 신혼생활을 꾸려나갔다.
그해 11월에는 아이까지 낳았고, A씨의 한국생활은 순탄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A씨는 남편과 불화를 겪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한국으로 와 아이를 돌봐주길 원했지만, 남편은 이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
통상적으로 중국 한족 여성들은 아이를 낳으면 친정집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정서로는 아이는 부부가 함께 키워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은 출산후 몸조리를 하는 아내를 위해 A씨의 어머니를 초청했다.
그러나, 아내가 자신과 어울리지도 않을뿐 더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이 쌓여갔다.
뿐만 아니라 언어 장벽도 이들의 불화를 키우는 불씨가 됐다.
한국어에 미숙한 A씨는 여러가지 불화로 인해 결국 지난 1월 22일 자신의 어머니와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가게 됐다.
A씨가 가출하자 B씨는 실종신고를 했고, 통신 수사 등을 통해 4개월이 지난 후인 지난 5일 서울에서 A씨를 찾게 됐다.
포항남부경찰서 실종사건전담수사팀 관계자는 “A씨는 남편이 자신을 쫓아냈다고 말하고 있고, B씨는 아내가 집을 나갔다고 말해 현재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의 불화는 문화적인 특성과 인식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 것 같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여러 장벽에 의해 막혀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센터에서는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남편과 함께하는 부부관계 상담 등 상담 및 가족치료사업을 병행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문화와 인식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남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