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의 폭풍이 거셀 때는 구준표의 인기를 능가할 인물은 안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웬걸, 착각이었다. 지난 5월19일 종영한 MBC TV ‘내조의 여왕’으로 스타덤에 오른 ‘핫피플’ 윤상현(36)을 만났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에게서는 여전히 태봉이의 느낌이 묻어났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일상이 달라졌겠다.
▲집 밖으로 못 나가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는 주말인지도 모르고 등산을 갔는데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웃음) 등산을 좋아해 자주 다니는데 그날 모처럼 시간이 나서 감악산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 그래도 마스크와 안경을 썼으니 사람들이 못 알아보리라 생각했는데, 지나가는데 아주머니들이 ‘태봉이 아니야?’라며 수군수군 대더라. 분명히 얼굴을 가렸는데 어떻게 태만 보고 날 알아보셨을까. 이제는 등산도 못가게 생겼다. 평일에 몰래 가든지 해야겠다.(웃음)
-‘겨울새’의 마마보이가 연기에 눈을 뜨게 했나.
▲드라마 자체가 워낙 우중충하고 어두우니 내 캐릭터만이라도 재미있게 가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님을 설득했는데 다행히 허락해주셨다. ‘아싸!’ 싶었다. 3개월간 연구한 결과를 캐릭터에 다 쏟아냈는데 그때부터 연기의 맛을 깨닫기 시작했다. ‘연기는 이렇게 해야하는구나’, ‘배우끼리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를 그때 처음으로 알게됐다. 극중 어머니였던 박원숙 선생님이 요즘 태봉이 인기를 보며 축하해주신다.(웃음)
-실제로는 어떤 사랑을 하나.
▲마음이 뛰어야, 가슴이 움직여야 사랑을 느낀다. 태봉이 바람둥이로 설정됐는데 사실 바람둥이 아니다. 정략결혼한 소현에게 마음을 못 붙이고 있어 밖으로 나돈 것이었지 바람을 피우지는 않았다. 그냥 그럼으로써 소현을 포기시키려는 순수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소현이도 괜찮은 여자지만 태봉이의 마음을 뛰게 하지는 못했다.
-이제 다시 가수를 꿈꾸나.
▲아니다. 지금은 연기를 파고들고 싶다.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 촬영장에 가는 것이 너무 즐겁다. 연기를 두려워하지는 않는데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차기작은 드라마인데 가을께 할 것 같다. 한동안은 내가 자신이 있는 코믹 연기를 보여 드리고 싶다. 그렇게 시청자들께 충분한 즐거움을 드리고 난 다음에 다른 모습에 도전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