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새벽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6차전 원정경기에서 중동 복병 아랍에미리트를 2-0으로 제압하고 깔끔하게 승리,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하면 통산 여덟 번째 본선에 나가게 된 것이다.
유럽과 남미 등 전 세계 축구 강국이 총출동하는 월드컵에서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란 보통 일이 아니다. 우선 아시아 지역 국가 중에서는 최다 기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이 각각 4회 연속 진출 기록을 갖고 있지만 우리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세계를 통틀어 보더라도 한국의 7회 연속 진출은 6번째에 해당하는 대 기록이다.
현재 우리보다 앞선 나라는 브라질(18회), 독일(14회), 이탈리아(12회), 아르헨티나(9회), 스페인(8회) 뿐이다. 잉글랜드, 네덜란드, 멕시코, 프랑스 등 쟁쟁한 축구 강국들도 다 우리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
본선 진출도 물론 의미 있는 사건이지만 본선에서 16강에 진출하고 나아가 그 이상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얼마나 유쾌한 일이고 국민적 힘을 고양시키는 것인지 우리는 2002년 월드컵의 경험을 통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2007년 12월 출범한 허정무호가 골결정력 부족과 수비불안이라는 초기의 우려를 이겨내고 젊은 피 수혈 등을 통해 결국 좋은 결실을 거둔 것에 마음 뿌듯하다. 내년 6월 아프리카 남단으로부터 본선진출을 훌쩍 뛰어넘는 신나는 소식이 날아들어 한결 성장한 한국의 능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한편 국민적 단합과 성숙을 이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