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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난치병학생돕기 외면?

최승희기자
등록일 2009-06-08 20:12 게재일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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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연 포항농협의 한 지점이 학생들이 난치병 학생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동전 처리를 꺼려 빈축을 사고 있다.

포항시 북구 C중학교에 따르면 경북도교육청의 난치병 학생 돕기 행사의 일환으로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우유곽 동전모금’ 행사를 열어 50여kg 상당의 동전을 모금했다.

‘우유곽 동전모금’은 우유곽을 동전 모금통으로 재활용해 난치병 학생 돕기 성금을 모으는 것. 교육적 효과와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경북도교육청이 지난 2001년부터 시행, 농협 경북본부와의 협의에 따라 모금된 동전은 농협을 통해 경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된다.

그러나 C중학교 한 간부급 교사는 동전을 기부하기 위해 꾸러미를 들고 지난 5일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농협 지점을 방문했으나 ‘동전 세는 작업 때문에 업무가 마비된다’며 거절당했다는 것.

이 교사는 “이 사업은 경북도교육청이 농협의 협조하에 시행하는 것으로 매년 다른 농협 지점을 통해 기부해 왔지만 이런 일은 없었다”면서 “최근 학교 인근에 지점이 생겼기 때문에 임신한 동료 교사와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방문했는데 얼굴을 찡그리며 ‘동전 세는 데 업무가 마비된다’고 불친절한 태도를 보여 놀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당시 고객들이 많아 창구 직원들이 바쁜 것은 사실이었지만 학생들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취지인 만큼 그 외 직원들이라도 나서서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농협 관계자는 “동전 업무의 경우 다른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사실인데다 당시 마감이 임박해 여직원 모두 업무에 매달려 있었다”면서 “해당 고객에게 마감 2시간 전 미리 방문할 경우 가능하다고 설득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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