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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감정 금 모으기 행사 주의보

김남희기자
등록일 2009-06-04 20:03 게재일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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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포항 시내의 한 대형할인마트를 찾은 하모(40·여)씨. 하씨는 매장을 둘러보던 중 매장 한편에 위치한 금모으기 행사 매장을 보게 됐다.

행사 매장에서 하씨는 ‘금을 매각하는 고객에 한해 1캐럿의 다이아몬드를 경품으로 준다’는 광고전단을 보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가져갔다.

매장의 감정가는 170여 만원. 몇 해 전 350여 만원에 구매했던 하씨는 당시 반지를 구입한 매장에 전화를 걸어 “비싸게 판 것 아니냐”며 항의했다. 이에 귀금속 업주는 금모으기 행사장을 찾았고, 매장 관계자는 “전날 과음으로 잘못 감정했던 것 같다”며 다시 반지를 돌려줬다.

경기불황 속 금값 폭등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 푼이 아쉬운 서민층을 노린 ‘엉터리 금모으기 행사’가 성행해 주의가 요구된다.

행사 업체들은 ‘최고가 현금 매입’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보증서 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제 멋대로 감정을 하는 등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문을 연 포항시내의 한 대형할인마트 금모으기 행사장.

이 매장에서는 상호나 간판은 고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금모으기 행사라는 이름만 내건 채 두 명의 감정사가 귀금속을 매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유색 보석에는 진짜 가짜를 구별하는 여부만 감정서에 나와있지만 다이아몬드에는 등급이 나와 있다.

하씨 반지의 경우 다이아몬드 중 최상의 등급인 VVS₁이지만, 이 매장 감정사는 최하의 등급인 SI₂로 감정했다.

포항의 한 귀금속 매장 관계자는 “하씨의 반지를 일반적인 귀금속상가에서 감정했다면 280만∼300만원 선으로 감정됐을 것”이라며 “일반 시민이 귀금속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이를 악용해 돈을 벌어들이려고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금모으기 행사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귀금속을 감정할 경우, 여기서 감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로 보내 감정하기 때문에 3일이 걸린다”면서 “행사장에서 바로 현금매입이 이뤄졌다면 감정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하씨의 반지는 감정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서 바로 당일 현금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매장이 입주한 대형할인마트 관계자는 “금모으기 행사는 매장 자체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행사업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또 “지난 1일 고객의 항의로 현재 본사에 문제 발생을 의뢰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박제일 지회장은 “금을 팔 경우 귀금속 전문점을 통해 잘 알아본 뒤 매각을 해야 이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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