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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 부메랑 맞은 포항 중앙상가

임재현·김남희기자
등록일 2009-06-02 21:05 게재일 200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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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화 공사 과정에서 전자파 등을 이유로 한 상인들의 거부로 설치장소 변경을 거듭했던 중앙상가 배전박스가 결국 대규모 정전사태와 영업피해의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휴일을 앞두고 주말과 다름 없던 지난달 29일 오후 8시 8분께 포항시 북구 대흥동 일대 중앙상가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한전이 북포항우체국 사거리에 설치한 반지하 지중화 배전박스가 파손된 이날 사고는 한 50대 남성의 어이 없는 차량추돌 사고로 비롯됐다.

당시 이모(59)씨는 혈중 알콜수치 0.0268%의 상태에서 차를 후진시키다가 배전박스와 추돌한 뒤 다시 조모(24·여)씨의 차량과 부딪히는 바람에 이 같은 대혼란을 야기시킨 것.

사고가 나자 경찰이 출동해 이 씨를 연행하는 한편 한전 포항지점에 연락해 긴급보수를 요청했다.

배전보수 요원들의 작업에도 불구하고 복구와 정전을 거듭하던 이날 상황은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인 밤 9시56분이 돼서야 완전 정상화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갑자기 뚝 끊긴 손님으로 인해 발을 구르던 500여명의 상인 가운데 일부가 한전과 포항시청 당직실에 집단 항의전화를 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한전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지난 2005년 22억5천여만원을 투입한 지중화공사 당시부터 예견돼 왔던 것으로 상인들의 반대로 인해 배전박스가 안전한 위치에 설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전은 34대의 배전박스를 설계했으나 구두미화점과 주차장 등 일부상인들이 전자파 및 영업피해를 주장하며 강력 거부하는 바람에 대체부지를 찾느라 차량통행이 많은 이날 사고 지점 등을 택하기에 이르렀으며 공기 지연도 상당했다.

한전 포항지점 설비관리팀 측은 “전주와 달리 매설된 지중화 시설의 특성상 사고가 나면 복구에 3∼4시간이 걸린다”면서 “현 위치에서는 펜스 설치도 어려운 만큼 제2, 제3의 사고 발생 가능성은 여전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앙상가상인회의 한 관계자는 “상인들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워 영업피해를 자초한 개탄스런 사례”라며 “늦었지만 한전과 포항시가 대책을 세워줄 것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임재현·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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