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 연령층의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4.4%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HAV바이러스로 전파되는 A형간염은 평균 1개월가량 잠복기를 거쳐 감기와 비슷한 고열, 권태감, 식욕부진,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A형간염 항체 유무는 혈액검사로 알 수 있으며, 이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오면 A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해 우리 몸이 방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강해연 교수팀은 2003∼2009년 사이에 건강검진을 받은 1천31명을 대상으로, A형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률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26일 밝혔다.
연령대별 항체 양성률을 보면 60세 이상 96.1%, 50∼59세 98.4%, 40∼49세 85.2%, 30∼39세 38.8%, 20∼29세 4.4% 등으로 연령이 낮아지면서 급격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의료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1970년대말까지만 해도 15세 이상 국내 인구의 거의 100%가 A형 간염바이러스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1990년대 후반에도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20세 미만 20%, 20∼30세 40∼60%, 30세 이상 80∼90% 등으로 지금보다 크게 높았다.
이처럼 A형간염 항체 양성률이 뚝 떨어진 것은 어릴 적 어려운 생활환경 탓으로 대다수가 A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40∼50대와 달리 10∼30대는 선진화로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A형간염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했거나,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혈우병 환자, 의료업 종사자, 만성 간질환자 등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강해연 교수는 “기존에는 20세 이상 성인인 경우 항체 검사를 먼저 하고 항체가 없으면 예방접종을 시행토록 권고했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20대의 항체 양성률이 5% 미만으로 나타나 고위험군에서는 항체 검사없이 예방접종을 하는 게 비용 대비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최근에는 A형간염이 간 전체로 확산돼 간 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면서 “개인위생 강조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고,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는 뚜렷한 원인 없이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