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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도 모르는 흉터 어떻게 찾았나…"

연합뉴스
등록일 2009-05-27 20:00 게재일 200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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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석교수, 盧전대통령 초상화 공개

"최종그림 선택서도 사람됨 엿볼 수 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청와대의 의뢰로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그렸던 수묵화가 김호석(52)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가 26일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청와대의 의뢰를 받아 2007년 청와대에서 직접 노 전 대통령을 만나 그림을 그렸고 2008년 퇴임 직전 그림을 전달했던 김 교수는 “이전 정권에서도 초상화 제작 의뢰를 받았지만, 사진만 주고 그리라고 해 거절했었다”라며 “노 전 대통령과는 직접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점심도 함께 하며 그림 그리는 대상과 교감을 나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그림에 대해 열린 자세를 가졌다고 회고했다.


“기존 청와대 세종홀에 걸려 있는 대통령 초상화들이 모두 유화인 점을 고려해 내용이 바뀌면 형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 드렸죠. 유화는 액자에 걸 수 있지만, 동양화는 (그림 윗 부분에) 공간이 설정되어야 해 액자에 걸기는 부적합 하거든요. 그랬더니 일단 그려보고 도저히 기존 형식과 맞지 않는다면 기념관으로 옮겨서라도 개인적으로 소장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김 교수의 그림은 기존 초상화들과 크기가 달라 청와대에는 걸리지 못한 채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 보관돼 있으며 함께 그렸던 초상화 한 점은 김 교수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그는 최종 그림 선택에서도 노 전 대통령의 사람됨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크기가 똑같은 그림을 두 점 그리고 선택하라고 했죠. 하나는 사실적으로, 하나는 이상화된 그림이었죠. 그런데 깜짝 놀라는 거예요. 왼쪽 눈썹에 권양숙 여사와 본인만이 알고 있고 형제간에도 모르는 흉터가 있는데 그것까지 어떻게 잡았느냐고…. 그러더니 사실적인 그림을 선택하더라고요. 대개 둘 중 선택하라고 하면 이상적으로 그려진 그림을 선택하기 마련이라 당연히 이상적인 그림을 택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자신의 허물까지 감추지 않고 정직하고 진실하게 살려는 모습이 느껴졌어요”그는 “그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라며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서 이런 일을 당하니 마음이 무겁다”고 애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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