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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평화의 달

윤정경희 기자
등록일 2009-05-25 19:00 게재일 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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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경희 포항여성회장


기나긴 가뭄을 이기고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바짝 타들어가는 논바닥만큼이나 타들어가던 농민들의 가슴을 촉촉이 적셔 줄 반가운 단비였으리라.


모든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에 전직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단다.


충격적인 소식으로 많은 국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듯하다. 마지막 가시는 길이나마 평안하시기를 바랄 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둘 이상의 사람이 어울려 관계 맺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많은 갈등과 분쟁의 요소를 내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특별히 삶의 양태와 관계들이 다양하고 복잡한 현대사회는 갈등의 양상과 관계도 복잡할 수밖에 없다.


갈등이 없는 조직과 사회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나, 갈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드러내며 효과적으로 조율하도록 훈련된 조직과 사회는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하다.


갈등은 분노를 일으키고 분노는 분쟁을 야기한다. 분쟁이 잦을수록 사회불안 요소는 가중되며 그 사회의 평화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음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평화로운가?


사회의 최소단위라 할 수 있는 가족공동체도 다양한 갈등 관계와 이해관계를 가진 공동체이다.


부부, 부모와 자녀, 자녀와 자녀 등 이들 사이는 친밀한 가족공동체이며, 또한 일상의 삶 속에서 누적되는 갈등요소들을 경험하는 관계들이다.


가족공동체 속에도 가치관의 차이, 세대 간의 차이, 성별 차이 등 다양한 차이들이 존재한다. 차이를 가진 이들이 비슷한 공간에서 삶을 공유하고 함께 하기에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희로애락을 비롯한 이해관계 등 솔직하고 일상적인 소통이 수반된다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족공동체는 우리 사회와 마찬가지로 감정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조율하는데 익숙치 않은 듯하다. 가족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평화적으로 표현하고 조율해 본 경험이 없는 이가 사회 속에서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 발생하는 감정에 대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자연스럽게 부부가 되고 자연스럽게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되기 위한 훈련과 부모가 되는 훈련, 그리고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훈련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많은 기관에서 부부캠프, 부모역할훈련, 민주 시민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으나, 저변까지 널리 확대 실시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여성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들의 정서지원프로그램 “분노 다스리며 사랑하며∼”는 이런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의 출발점이다. 그 출발에 많은 분들의 호응이 있어 반가운 일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리하여 가정폭력 피해 상담 활동이나 인권구제 활동을 주로 하는 이들은 5월을 가족공동체의 평화를 강조하는 달로 명명하기도 한다.


가족공동체 속에 존재하는 갈등이 효과적으로 조율되지 않는다면, 이는 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가족공동체의 평화와 이 사회의 평화를 위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분노와 갈등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훈련이 폭넓게 이뤄질 수 있는 인적·물적 기반을 튼튼히 다져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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