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곳곳 분향소 설치 조문행렬 줄이어
축제·공연 않고 경축 현수막까지도 철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으로 대구·경북지역민들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 동대구역을 비롯한 기차역과 시외버스 터미널 등에서 대구시민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뉴스와 속보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열기로 했던 자체 단합 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윤덕홍 최고위원, 이승천 시당 위원장 등 당직자와 당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식을 거행했으며 사무소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오후 7시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24일에는 윤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직자 전원이 봉하마을을 찾아 분향을 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고 “참으로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24일 각종 축제와 공연의 연기 또는 취소를 결정했다.
포항시는 휴일 이틀 동안 ‘제2회 호미곶돌문어축제’의 초청가수 공연과 시민노래자랑을 체험행사로 변경했으며 자매도시 수원시 방문과 단오절민속축제 등을 연기하는 한편 최근 내건 도민체전 종합우승 경축현수막도 일제히 철거했다.
분향소가 마련 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다.
24일 오전 어린 자녀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김민아(여·40)씨는 “노 전 대통령님의 서거 소식에 너무 놀라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며 “유서에 남긴 ‘너무 힘들었다’는 말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가슴 아프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1천여명의 조문객들로 하루종일 붐볐다.
민주당 포항 남·울릉지역위원회와 경북시민광장이 포항시 북구청 앞 경북지역혁신연구소에 마련한 포항합동분향소에서는 24일 오후부터 당원과 노사모 회원 등 시민들이 애도 대열에 함께 했다.
또 동화사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1천여명이 넘는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동화사는 23일 밤 늦게까지 스님과 직원 등이 총 동원돼 경내 설법전에 사진과 불단을 갖춘 정식 분향소를 설치하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식으로 분향을 받았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24일 열린 ‘2009 컬러풀 대구 다문화축제’의 축하행사 등 공연은 취소하고 기념식만 진행했다.
대구·경북지역 노사모 회원들과 시민사회단체는 합동으로 24일 오후 4시 2·28 기념공원에 분향소를 설치,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대구경북아고라(대표 박대윤)는 오후 6시 ‘노 전 대통령 서거 추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대구 시민 구창모(51)씨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셨던 분이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셨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재현·김낙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