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6월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도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는 등 이른바 하투를 앞두고 있는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금융위기를 맞아 잠시 잠잠했던 노사갈등이 지난 16일 화물연대의 대전 시위를 기점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는 등 파업을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가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 같은 노동계의 전면전 불사 예고에 정부도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어 나라는 폭풍 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며 국민들은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노사 갈등이지만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의 경제현실에서 이번 노사의 충돌은 특정집단 간의 이익충돌을 지나 나라 전체의 앞날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이 20일 발표한 올해 세계 경쟁력평가를 보면 우리나라 경쟁력이 27위로 조사대상국 57개국 가운데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나라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데는 노사생산성이 56위로 최하위 권에 머물면서 빚어진 것이다. 우리의 노사문화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대결과 투쟁으로 점철돼 오면서 노든 사든 항상 힘의 논리가 지배해 왔다. 이 때문에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역시 세계최고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노사생산성이 이처럼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당연히 정부 미숙한 노동정책과 기업의 주먹구구식 경영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노조는 언제든지 파업을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관행이 자리 잡도록 하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 같은 노사문화의 틀을 깨지 않고는 선진 한국의 목표는 한갓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노사관련제도를 고치고 기업 역시 노무관리를 선진화하는데 힘써야 나라의 앞날도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