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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쇼윈도 행정' 도마에

권종락·임재현기자
등록일 2009-05-22 21:09 게재일 2009-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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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4기 박승호 포항시장 체제가 임기를 1년여 남긴 가운데 출범 초기부터 줄곧 여론의 도마에 올라온 전시행정 시비가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국씨름대회 ‘속빈 강정’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포항시 승격 60주년 기념 제6회 씨름연합회장배 포항전국장사씨름대회는 대표적인 내실 없는 전시행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시는 씨름연합회장인 최영만 포항시의회 의장의 말만 듣고 3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대회 개최전 준비 부족과 업무협조 미비로 씨름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대회 첫날인 5일에는 1천여명의 관중이 실내체육관을 찾아 북적이는듯 싶었지만 개막식과 함께 돌문어와 구룡포대게 무료시식회가 끝난 뒤에는 일반 관중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대회 이틀째부터는 관중이 거의 없어 썰렁하기까지 했다.


포항시와 전국씨름연합회는 궁여지책으로 TV가 생중계되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공무원과 자생단체 위원들을 동원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또한 대회 중 부상 선수가 발생했으나 비상대기 중이던 앰뷸런스 기사가 점심 먹으러 갔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는 답변에 해당 선수단 임원이 대회장에서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선진일류도시 ‘비리 속병’


포항시는 지난해 상반기에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로서 시민과 공직자 등 각 분야별 생활개선 실천 목표를 취지로 내세운 가운데 포항역광장에서 대대적인 선진일류도시 시민운동 출범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에 따라 음식점과 택시 등 여러 직능단체 대표들이 분과별 위원장을 맡고 술잔 돌리지 않기, 무단 횡단 추방 등 설득력 있는 과제를 설정하는 한편 공무원들은 뇌물수수 비리 근절 등을 외쳐왔다


하지만 지난해 법 질서 바로 세우기 운동을 주창한 이명박 정부의 슬로건에 맞춰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전국 검찰청 가운데 최선두로 범시민캠페인 행사까지 개최하는 등 고조되던 선진도시 운동은 지난 3월 전대미문의 포항시 전현직 공무원 비리로 존폐의 기로에 섰다.


검찰이 지난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6월부터 1년6월을 구형한 이 사건을 통해 실세였던 전 구청장의 전방위적인 공직인사 비리와 아파트 인허가 과정의 수억원대 뇌물 수수 부정이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경북도의 기초단체별 청렴도 측정 결과 포항시는 2007년의 15위에 비해 9위로 올라섰지만 각종 독직사건이 이어지면서 선진일류도시 구호가 빛이 바랬다는 내부 자성론 마저 일고 있다.


게다가 포항시는 지난해 상반기 전국적인 AI(조류독감)확산 사태 당시 포항의 한 양계장에서 양성 확인된 닭들이 발견됐지만 ‘대통령을 배출한 선진일류도시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로 야간에 신광면 토성리의 매립장에게 매몰처리했다는 의혹마저 최근 제기되고 있다.


▲자매도시 교류 회의론 자초


포항시는 지난 15일 일본 자매도시인 후쿠야마시에 3박4일 간 130여명의 사절단을 파견한 뒤 오는 30일 일본 답방단 300명의 포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일본 답방단의 규모는 당초 포항시가 밝힌 500명과 큰 차이는 물론‘무박 10시간 체재’에 불과하고 일본 간사이지방 ‘신종 플루’사태로 검역 과정의 파행마저 우려됨으로써 양국 간 무역역조를 공고히 한다는 시민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손종환 포항KYC 대표는 “박 시장 취임 후 의욕적인 시책사업과 평소 그의 ‘형식이 내용을 담보한다’는 지론에는 동감한다”면서 “하지만 잔여임기 1년의 시기와 전시행정 속출이 겹치는 현실에 대해서는 철저한 자기점검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권종락·임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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