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위기가 점진적인 해소국면을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에 M&A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제철소를 새로 건설하는 ‘그린필드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제철소를 인수한 뒤 보강 투자하는 ‘브라운필드 방식’으로의 투자가 시작됐다.
포스코는 물류업체인 대우로지스틱스의 인수를 검토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1일 “현재 인수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현재 실사가 진행중이다.
대우로지스틱스는 대우지티엘이 65.34%, 안용남 대표이사가 24.71%의 지분을 가진 물류업체로, 주로 해상운송과 화물중개, 창고업 등이 사업영역이다.
대우로지스틱스는 2008년에 매출이 지난해 7천54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8천44억원을 기록했으나,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환손실로 14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우로지스틱스의 인수가는 300억∼5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2일 대한전선의 스테인리스 냉연제조 계열사인 대한ST 인수를 위해 MOU를 체결했다.
MOU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7월 이사회 승인을 전제로 대한전선이 보유하고 있는 대한ST의 지분 80.1% 중에서 65.1%를 인수한다.
세계 최초로 광석원료-제련-스테인리스 생산의 수직통합체제를 구축한 포스코는 이번 대한ST 지분 매매를 통해 경쟁력 강화와 공급과잉 시장에 대한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대한ST의 광폭 냉연사업은 이미 2011년까지 임가공계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시황에 따른 탄력적인 공장가동을 통해 국내 냉연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이밖에도 기존 제철소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 오는 2018년까지 원료 자급률을 50%까지 높인다는 목표 아래 광산 인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산업은행이 올해 하반기 대우조선 매각을 재개할 경우 유망한 인수 후보자로도 꼽힌다.
정준양 회장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브라운 필드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인수합병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M&A 시장의 강자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미지근했던 모습과 달리 이번 현대종합상사 인수전에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를 놓고 현대기아자동차 계열의 비앤지스틸과 맞붙은 상황에서도 끝까지 밀리지 않고 단독으로 입찰하는 뚝심을 보였다. 하이스코, 현대건설 등의 매각 일정이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는 것도 하반기 M&A 시장의 주인공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포스코와 손잡았다 막판에 돌아선 GS도 최근 에너지와 건설 플랜트 부문 M&A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