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지역 곳곳에 주민편의의 취지로 각종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관련 부서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례 1
20일 포항시 북구 육거리 부근. 죽도 빗물펌프장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이 공사는 생활하수와 빗물을 분리, 정화하기 위한 시설로 지난 4월 초 착공에 들어가 오는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로 인해 육거리에서 송도 방면 도로는 기존 왕복 4차선에서 현재 왕복 2차선으로 좁혀졌다.
이에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출·퇴근길의 시민들.
기존 송도방면에서 육거리로 진입하는 신호가 10여초에 불과해 차량 4∼5대가 횡단하기에는 빠듯하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6시께도 밀려드는 차량으로 인해 이 일대가 극심한 혼잡 상황을 연출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교통 불편은 알고 있지만 신호체계는 경찰에서 담당해 어쩔 수 없다”라고 대답한 반면, 경찰 관계자는 “신호체계 변경은 관리 기관인 포항시의 요청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설 수는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례 2
포항시 북부해수욕장 해안가 도로는 현재 테마거리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초 공사 발주를 시작으로 이달 착공에 들어간 이번 공사는, 그러나 최근 일주일간 진행된 공사를 원상복구시켰다.
바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2009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때문이다.
박승호 시장은 “국제규모의 대회를 개최하는데 대회장이 공사로 어지럽혀져 되겠느냐”며 원상복구 후 재시공할 것을 담당부서에 명령했다.
이에 포항시는 지난 18일까지 진행된 공사를 모두 원상복귀하고 21일부터 재공사에 착수, 오는 7월25일 국제불빛대회 이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당초 공사계획이 2개월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우수기까지 겹치면 이러한 일정을 장담할 수 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제요트대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불빛축제 전까지 마무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며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새로운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 사정을 행사 부서도 알고 있을 텐데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포항시의 각종 공사가 관련 부서 간 이해관계로 인해 난항을 거듭하면서 정작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육거리 인근 상인 정광일(48)씨는 “교통체증이 불 보듯 뻔한데 행정 편의로 공사를 진행했을 것”이라며 “교통체증 유발 공사 부문에서는 아직 후진 도시란 불명예를 벗어날 수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