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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부부의 날 - 김용하 송분남 '만학도 부부'

권종락기자
등록일 2009-05-20 20:03 게재일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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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4일 학교에서 강의를 듣는데 마치 보약을 먹는 기분입니다.”


21일 부부의 날을 앞두고 젊어서는 먹고 사느라 공부할 기회를 놓쳤으나 뒤늦게 못다한 공부를 하면서 애틋한 사랑을 키워가는 부부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포항시 죽도동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며 위덕대 사회복지학과에 다니고 있는 강용하(65)씨와 부인 송분남씨(61).


올해초 나란히 입학한 강용하-송분남 부부는 함께 등·하교를 하면서 향학열을 불태우는 한편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단다.


강용하씨는 흥해읍 시골에서 4남2녀중 차남으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초등학교때 일찍 여의는 바람에 집안일을 돕느라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였다.


1남5녀의 막내로 태어난 아내 송분남씨 역시 당시로는 괜찮은 중학교를 졸업했지만 공부에 대한 목마름은 더욱 심했다.


강씨는 38년전 중매로 부인 송분남씨를 만나 가정을 꾸렸으며 슬하에 2남을 두었다.


강씨는 결혼후 먹고 살기 위해 젊은시절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대로 일을 했으며 지금은 어느정도 먹고 살만한 형편은 됐다.


강씨는 자녀 2명을 키워오면서 가슴속에는 항상 배우지 못한 한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강씨는 지난 2000년 못다한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한뒤 2003년부터 벌여놓은 사업을 정리하는등 아내 몰래 본격적으로 학업준비에 들어갔다.


3년 동안 준비를 마친 강씨는 2007년부터 주야로 학원을 다니면서 중등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를 지켜보던 아내 송씨 역시 남편의 향학열에 큰 자극을 받고 함께 공부하기로 결심했으며 2008년 함께 고등검정고시에 도전, 나란히 합격증을 받았다.


이어 올해 위덕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면서 꿈에 그리던 상아탑을 밟았다.


강씨는 “시골에서 태어나 가진 것 없이 자수성가 하다보니 아내에게 항상 미안했다”며 “남은 인생 아내에게 보답하는 기분으로 함께 공부하는 요즘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내 송분남씨도 “지금 나이에 남편과 함께 공부를 할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믿어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졸업할 때 쯤이면 사회복지 혜택을 받아야 하는 나이지만 배워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공부를 하지 못한 많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우리 부부를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가방을 메고 나란히 손을 맞잡은 강-송씨 부부 모습에서 지난 38년 동안 참아온 인고의 세월이 더욱 빛나 보이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권종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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