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 맞아 메이크업 등 체험“
화장하니 새로 태어난 것 같아요”
18일 오후 1시30분께 포항시 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프로그램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프로그램실에는 핑크빛 풍선이 마치 수놓아진 것처럼 여기저기에 장식돼 있었다.
이미 프로그램실 중앙탁자를 비롯해 자리를 가득 채운 여성들은 핑크빛 항연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의 나이는 대부분 20세 이상이었지만, 풍선장식을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수줍은 소녀 같았다.
이날 포항시 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는 성년의 날을 맞아 지적장애 여성들을 대상으로 ‘제3회 여성지적장애인을 위한 뷰티프로그램 - 꾸며봐∼요’라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는 지적장애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성년임을 의식화시켜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 2007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행사다.
행사에는 20대 초반에서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여성들이 참가해 메이크업은 물론 헤어와 네일 등 다양한 미용 서비스를 체험했다.
본격적인 메이크업에 앞서 자신의 몸은 물론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청결교육이 이뤄졌다. 기본적인 손 씻기와 세수하기, 머리감기 등 자신의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방법과 함께 성에 대한 상식에 대해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예로 들어 참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청결교육이 끝나자 세안부터 기초, 색조 단계 등 메이크업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메이크업 전문가는 “이렇게 하면 촉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스킨·로션을 직접 자신의 얼굴에 발라보기도 했다.
이어 파우더를 바르는 방법, 눈썹을 그리는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참가 여성들은 주의 깊게 설명에 귀기울이며 눈을 반짝였다.
메이크업 설명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자신이 가장 원하는 대로 헤어와 메이크업, 네일 등을 직접 체험했다.
메이크업을 받은 김보은(23)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게 됐다”며 “평소에 화장을 하지 않아서 오늘 기분이 새롭다. 마치 새로 태어난 듯한 기분이다”고 미소 지었다.
경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조혜령 팀장은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어서 지난해보다 더 넓은 곳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장소가 좁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적장애 여성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넓은 장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