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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에박힌듯 똑같은 예식문화는 가라

김남희기자
등록일 2009-05-19 19:46 게재일 200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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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한 예식장. 멋진 턱시도 복장의 한 남성이 예식홀에 들어선다. 그 순간 흘러나오는 곡은 흔한 결혼행진곡이 아닌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제곡.


빠른 템포의 음악이 흐르자 하객들은 환호하며 신랑의 등장을 지켜봤고, 신랑 역시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멋지게 등장해 결혼식은 마치 축제처럼 흥겨운 분위기가 넘쳤다.


최근 신세대 커플들 사이에서 이벤트 웨딩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포항지역에서도 이색 웨딩이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결혼식을 올린 배용의(28)·이현화(25) 커플.


이들의 결혼식은 남들과 다르다. 바로 평일에 결혼식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배씨는 “복잡한 결혼식보다는 친지와 지인 분들께 여유로운 식사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양가 부모님들께서도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평일 야간에 날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평일 결혼식은 지방에서는 이례적인 경우로 볼 수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젊은 신세대 커플들 사이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웨딩캐슬 장기현 대표는 “평일에 결혼식을 하게 되면 주차가 원활해 하객들의 불편함이 해결되는 것은 물론, 여유로운 결혼식을 할 수 있다”며 “현재 대도시에서는 평일 야간결혼식 선호도가 높아 금요일 야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다”고 귀뜸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평일 결혼식의 경우 신랑신부의 요구사항을 웨딩홀에서 모두 수용 가능하기 때문에 웨딩홀 입장에서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신랑신부는 그날 하루만큼은 웨딩홀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특혜도 누릴 수 있다.


이 밖에도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서로가 준비한 혼인 서약을 본인들의 목소리로 서약하는 ‘주례 없는 결혼식’은 물론 예식 중 이뤄지는 프로포즈 등 다양한 이벤트 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하연(27·여·직장인)씨는 “산행 등 레저 일정을 포기해가며 휴일 예식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복잡해 축의금만 내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평일 야간에 이뤄지는 결혼식은 조용하고 여유롭게 결혼식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북새통을 이루는 결혼식 관행


1. 결혼이 정해지면 날짜부터 잡으며, 철학관에서 지정해준 날짜에 꼭 하려고 한다. 2. 항상 길일에 결혼식이 집중적으로 몰려, 하객들은 축의금을 내기 위해 하루 3곳 이상 예식장을 방문한다. 3. 일요일에 이뤄지는 결혼식에 가면 예식장 주변에는 주차할 곳이 찾기가 어렵다. 때문에 불법주차로 인한 과태료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4. 짧은 예식시간으로 하객들과 눈인사조차 나누기 힘들다. 5. 하객들은 뷔페 접시를 들고 장사진에 시달리다 겨우 밥 한 그릇을 먹고 나올 수 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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