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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란 무었인가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5-19 19:53 게재일 200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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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스미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부의 근원이 금이라고 생각했다. 금 덩어리를 많이 가진 사람이 부자라고 생각했고, 금 덩어리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부유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담스미스는 한 나라의 부는 얼마나 금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얼마나 많은 빵과 옷, 그 밖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부에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전제를 깔고 부를 개인의 처지에서 보면 부는 필자에게 다음과 같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자영업으로 돈을 벌고, 또 어떤 사람은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또 어떤 사람은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벌어 모은 부는 그 성격이 모두 같은 것일까. 아니다. 돈을 버는 방식에 따라서 부의 성격이 달라진다. 한 마디로 잘라 말하면 가치 있는 무엇을 만들어서 남에게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아서 모은 부가 진짜 부다.


그러나 그런 가치의 생산 또는 추가 없이 얻은 부, 예를 들면 길가에 떨어진 돈을 주은 부는 남의 부를 가지고 온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진짜 부와 대비해 가짜 부라고 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현실에는 가치의 생산 없이 남의 부를 가지고 와서 부를 늘린 사람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고 당신이 가진 부는 가짜 부라고 말해 보았자 이는 사람의 심리적인 자기 위안일 뿐이다.


부에 진짜 부와 가짜 부의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부의 가치 또는 크기가 오래 안정된다면 이는 진짜 부다. 그러나 그 부의 크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변동이 심하다면 그것은 가짜 부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 회사에서 우리 사주를 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 주식의 가격 변동으로 우리 사주 가치의 하루 변동이 그 사람의 한 달 월급에 가깝다고 하자. 그래서 이 사람이 직장을 그만뒀다고 하자. 이 사람은 가짜 부를 진짜 부와 바꾼 것이다. 한 달 월급은 안정돼 있으나 주식의 가격은 변동이 매우 심하다. 심하면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가격 변동이 심한 것을 이용해 부를 모으려는 사람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그 심한 변동을 안정되게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특히 빌린 돈으로 가격 변동이 심한 자산에 투자했다면 일시적으로 부가 늘어났다고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니다. 이제 부의 사회적인 측면을 보자.


여기서는 가치 창조 없이 남의 부를 가지고 와서 부자가 되는 것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모든 사람이 눈을 내리깔고 땅만 보고 하루종일 다니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재테크의 바람이 잘못 불고 있다. 재테크의 밑바탕에는 가치의 창조가 있어야 한다. 즉 가치 창조와 관련된 재테크여야 한다. 그러나 앞바퀴는 빠지고 뒷바퀴만으로 굴러가는 재테크만 이야기되고 있다. 이것은 게임이다.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도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게임이지만 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는 직·간접으로 가치 창조와 연결되기도 한다. 유통시장에서 주식투자 자금이 기업의 투자 자금으로 사용돼 기업이 가치 창조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회사가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땅 투자 자금이 땅의 개발과 연결돼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반대로 모든 땅의 개발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은 금융자산 투자자금이나 부동산 투자자금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정도, 즉 자본 효율성이다. 효율성이 낮은 쪽에 너무 많은 자금이 몰리면, 특히 부채 확대까지 일어난다면 이는 자원의 낭비이자 여러 경제 현상에 객관적 그리고 주관적 왜곡을 만들어내며 경제 부분 간의 불균형을 만들어낸다. 이런 불균형을 정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로 경기 변동이다.


우리 인간이 성장했다고는 하나 성장한 정도보다는 원시적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정도가 훨씬 더 클 것이며, 그것이 훨씬 더 큰 힘을 내고 있다.


이런 탓에 역사에는 비슷한 일이 되풀이돼 일어나고 있다.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유일한 교훈은 인간은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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