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 중년의 사랑 열연
“저도 20∼30대에는 제가 가진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의 나이가 돼보니 여배우는 제 나이부터라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사랑에서도, 경험에서도 이제부터가 진짜죠.”
최명길(47)은 당당했다. 언제나 그랬듯. 40대 후반이지만 그는 아직도 드라마에서 누구의 엄마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주인공이다.
23일 종영하는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은 그런 최명길에게 힘을 실어주는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이 드라마를 하면서 선배, 동료 연기자들로부터 격려와 축하 전화를 많이 받은 것이에요. 전화하는 분들이 무척 기뻐했어요. 이런 드라마가 없었으니까요. ‘미워도 다시한번’을 계기로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요. ‘꽃보다 남자’도 있어야겠지만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죠.”
“이번 드라마는 제작진이 제게 거는 기대 때문에 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언젠가는 이런 드라마를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적기에 만난 것 같아요. 최명길이라는 배우가 이 나이에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죠.”
1981년 MBC 공채 13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최명길은 1994년 영화 ‘장미빛 인생’으로 낭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여배우로서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결혼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중년, 주부의 길로 접어들었다.
“행복한 가정이야말로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결정적인 힘이죠. 저라고 왜 여배우로서 어려움이 없었겠어요? 하지만 그럴 때 정신없이 가족 뒷바라지를 하며 잘 넘어갔던 것 같아요. 애들이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인데 이번 드라마 끝나면 요리를 배워 맛있는 것 좀 많이 해달라네요.(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