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실 주민들, 극심한 농업용수난
이명박 대통령 고향마을로 유명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
이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덕성지’준설 공사로 최근 극심한 농업용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덕성지는 면적 9만9천㎡, 최대 저수량 5천t 규모로 덕실마을(덕성 1·2리) 120여 가구 대부분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저수량 확보를 위해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15일까지 두 달여에 걸쳐 진행된 준설 공사로 저수지 물이 모두 바닥나면서 영농기를 맞은 주민들은 용수 조달 등 각종 영농작업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가뭄이 시작된데다 올 봄까지 가뭄 완전 해갈이 어려울 것이라는 기상전망에도 불구하고 준설작업을 강행, 그나마 담수돼 있던 용수도 사용하지 못했다며 준설공사의 무리성을 지적했다.
이 마을 한 주민은 “지난해 말부터 가뭄이 극심했고 봄까지 가뭄을 완전히 해소할 만한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상예보에도 불구하고 준설작업을 강행한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면서 “몇 달 동안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불편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거의 바닥난 저수지를 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고향 마을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남들은 혹시나 특혜를 받지나 않을까 우려할 수 있겠지만 정작 우리 마을 사람들은 저수지에 물이 없어 올 봄 농사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덕성지 준설공사는 퇴적토 등을 제거해 저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 공사 주기(10년)가 도래해 시행했다”면서 “준설공사 후 이렇다할 큰 비가 내리지 않아 담수에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암반관정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