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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뛰어넘은 '발가락 세상'

권종락기자
등록일 2009-04-21 20:38 게재일 2009-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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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꿈꾸는 위덕대 권경욱씨 손 못쓰지만 대학 생활 너끈히 해결

“장애는 사회를 살아가는데 단지 불편할 뿐이지 꿈을 꺾지는 못합니다. 저에게는 비록 손은 사용할수 없지만 대신 발이 있으니까요.”

장애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며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위덕대 사회복지학과(학부장 임성옥교수) 2학년에 재학 중인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권경욱씨.

1978년 의성에서 태어난 권씨는 어릴 적 갑자기 찾아온 고열로 인해 몸이 굳어져 두 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뇌성마비 장애인이 됐다.

가난한 집안 환경 때문에 20살이 넘도록 정상적인 학교 교육을 받지는 못했지만 부모님의 관심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한글을 깨우쳤다.

권씨는 23세 되던해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살아보겠다는 마음을 먹고 학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권씨는 6개월만에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한뒤 상주 상희학교를 거쳐 31세때인 지난해 위덕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권씨의 학교생활이 쉽지많은 않았다.

다행히 임성옥 지도교수가 권씨를 위해 학교 측과 상의해 장애인 전용 특수책상 및 의자를 강의실과 도서관에 배치해 주고 등하교 및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이동도우미 1명과 학습도우미 1명을 원조해 준 배려 덕분에 가능해졌다.

권씨는 손을 사용하지 못함에 따라 강의내용을 발가락으로 필기하고 미처 필기하지 못한 내용은 디지털카메라로 칠판을 찍어 방과후 집에서 학습하는 등 일반 학생들을 따라가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습도우미를 맡고 있는 최천일(위덕대학교 일반대학원 1학년)씨는“2년동안 경욱이형의 학습도우미를 하고 있지만 학교뒤 원룸에서 혼자 식생활을 해결하고 공부하는 형을 보면 오히려 배우는게 많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되는게 꿈이라는 권씨는 “어렵고 힘들지만 꿈을 이룰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생활과정이 자신과 같은 과정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권종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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