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고통, 상담통한 근본 치료 중요"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정 한의원(원장 정 휘).
정 한의원은 지난 1989년 개원,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포항 지역 한의원 역사로 치자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오래됐다.
오랜 역사와 더불어 이 병원을 상징하는 또 다른 것은 바로 전문 진료 과목.
이곳은 전통 한의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은 우울증, 공황장애, 수험생 학습장애, 스트레스 등 각종 정신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포항 한의원에서 정신과를 전문 진료하기는 이 병원이 최초이자 유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진료과목 특성상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일반 한의원에 비해 3배가 넘는 30여 분.
정 휘 원장은 이 시간 동안 환자와 최대한 교감(交感) 함으로써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게 된 원인을 이끌어 낸다.
이를 위해 정 원장은 평소 무슨 일이 있어도 인도, 티베트 등 관련서적을 읽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진료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각종 서적이 이를 증명해 준다.
정 원장은 “정신과적 질환을 약물 등 정형화 된 데이터를 적용해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환자마다 자라온 환경이나 사상 등이 다르기 때문에 고통을 일으킨 원인도 환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근본 치료를 위해서는 깊이 있는 상담을 통해 그 원인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료기간 또한 환자의 심리고통 수준에 따라 다르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3∼4년, 심지어 7년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있다고 정 원장은 귀띔했다.
환자 대부분은 30∼50대 중·장년층 주부들.
그러나 IMF 이후 직장과 가정에서 극심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가장들이 급증하면서 최근 몇년새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남성 환자가 급증했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이외에 학습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수험생 비중도 상당하다.
정 원장은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이르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애(自己愛)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평소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두려움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모든 정신적 고통은 스트레스에서 오는 것이다”며 “스트레스란 마땅히 내가 받아야 할 대가를 회피함으로써 생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말고 받아들이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대한한의사협회 중앙위원, 노동자의 집 의료자문위원, 경제실천시민운동연합 중앙위원, 포항시 한의사회 부회장, 포항 생명의 숲 공동 대표 등을 역임했다.
10여 년 전부터는 매주 목요일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을 찾아 입소자들을 위해 무료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