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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편씨 왜 안되나"

김두한기자
등록일 2008-08-20 08:23 게재일 20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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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김씨, 전주 이씨, 밀양 박씨, 영일 정씨, 영양 남씨 등 우리나라 고유의 성씨는 대부분 지명이 본관인데 독도 편씨가 안 될 이유가 없잖아요.”


독도시인 편부경(53·사진)씨가 ‘독도 편씨’로 본관을 바꾸려 한 계획이 무산됐다.


편 시인은 헌법재판소에 독도 편씨로 본관을 변경하는 헌법소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유는 부모가 없거나 자신의 본관을 알 수 없는 경우에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지만 편씨는 엄연히 ‘절강 편씨’라는 호적이 있기 때문이다.


편 시인은 이에 대해 “절강 편씨는 중국 성씨로서 독도로 옮기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편 시인은 변호인을 통해 “본관 변경이 안 되면 우리나라에 없는 성씨인 ‘독도 섬씨’로 바꿀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편 시인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파손된 독도의 어민 숙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옛 해양수산부에 민원을 제기했던 인연으로 독도에 주소를 옮겼다.


당시 단독으로 주소를 독도에 옮겨 거주하려 했으나 어업인 숙소 밖에 없어 독도 거주 주민 김성도씨 부부 주소지에 동거인으로 등재됐다.


그해 ‘독도우체국’이라는 시집을 발간, 독도에 남다른 애정을 쏟으며 독도인으로 살아오고 있다.


편 시인은 현재 독도에 기거할 집을 마련할 때까지 울릉도에 방을 얻어 놓고 경기도 본가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편 시인은 “사실 천막이라도 치고 독도에 살고 싶지만 아직 정부는 이런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경비대원 주둔만으로는 일본에 억지 논리를 제공할 뿐이며 독도에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 있어야 진정한 우리 땅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은씨 등 우리나라 대표시인 100명을 초청, 독도지회를 만들고 한국시인협회 독도지회장을 맡고 있다.


또 울릉문학을 지도하고 있으며 동료시인들을 초청, 울릉군 내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문학을 가르치면서 독도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태풍으로 독도 선가장이 무너져 울릉도에 살던 김성도씨가 독도에 들어가려 해도 어선이 없어 못간다는 것을 알고 독도 어선 지어주기 전국운동을 펼쳐 김성도씨에게 배를 선물했다.


배 이름을 ‘독도호’라고 직접 지어 줬다.


편 시인은 독도를 지키기 위해 일기 사이트를 만드는 중이다.


독도가 멀리 있는 섬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모든 사람이 독도를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또 독도 전입이 자유로워질 때를 대비해 독도에 전입한 주민들이 교대로 독도에 머물며 생활하는 ‘주민 띠 잇기 운동’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독도 편씨’로 부르는 편 시인은 태어나고 자란 곳은 충남 서산이지만 출신지역과는 상관없이 독도는 모든 국민의 고향이라는 신념이다.


/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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