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육상대회서 27년 묵은 기록 사냥
“9초대 선수와는 처음 달립니다.”
국내 육상 단거리 1인자 전덕형(22·충남대)이 28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6 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27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남자 100m 한국기록 사냥에 나선다.
100m 한국기록은 1979년 서말구(당시 동아대·현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멕시코 유니버시아드에서 세운 10초34. 여자 100m 세계기록이 10초49(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인 점을 감안하면 그리 대단한 기록도 아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반세기가 넘도록 숱한 스프린터들이 이 기록에 도전했으나 난공불락이었다.
이미 은퇴한 강태석(31)이 1998년 베트남 오픈 육상대회에서 10초30을 찍었지만 수동 계측이라 기록을 공인받지 못했고, 진선국(36·은퇴)이 1993년 제1회 베이징 동아시아대회에서 10초23을 기록했지만 풍속 초과였다. 그 외에는 아무도 서말구의 기록에 ‘범접’하지 못했다.
전덕형은 지난 8월 일본 도야마 육상대회에서 10초39를 전광판에 찍었다. 뒷바람이 기준 풍속(초속 2m)을 초과했지만 한국기록에 100분의 5초 차로 따라붙는 기록을 냈다.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이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기대주가 바로 전덕형이다.
특히 전덕형은 대구국제육상대회에서 생애 처음 9초대 선수와 동반 레이스를 펼친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9초94의 개인 최고기록을 갖고 있고 올해 모스크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레너드 스콧(미국)과 영연방대회 2위이자 9초84의 개인기록을 지닌 올루소지 파수바(나이지리아)가 출전한다. 10초대 초반을 뛰는 다른 나이지리아 선수도 한 명 더 있다.
전덕형은 이들이 ‘베스트’를 다한다고 볼 때 3위 안에만 들면 충분히 10초3대의 기록을 낼 수 있다는 전략이다.
그는 “그동안 골반이 좋지 않아 힘들었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달 가량 집중적으로 몸을 만들었다. 컨디션도 최상이다. 부담도 없지 않지만 생애 최상의 레이스를 펼쳐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상징 종목’인 100m에서 한국기록이 나올 경우 기존 포상금의 20배인 1억원을 주겠다고 공언해놓은 상태다.
100m 기록을 세우면 이번 대회에 초청된 옐레나 이신바예바(24·러시아)나 류시앙(22·중국)에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전덕형은 설레는 가슴을 안고 달구벌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다.
큰 대가도 없이 자신을 3년째 조련해준 일본인 단거리 승부사 미야카와 지아키(도카이대 교수) 순회코치에게도 보답할 때가 왔다. 미야카와 코치는 10초00을 기록한 일본 단거리의 전설 이토 고지를 길러낸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