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열흘이 넘게 방송과 신문 지면을 메우는 바다이야기 게이트는 더디어 현직 대통령이 국민 앞에 사과를 했다.
그전에는 총리도 사과를 했었는데 무얼 얼마나 잘못해서 대통령까지 사과를 하는 국가모습이 되었는가. 수업료는 또 무슨 말이며….
여권인사들은 할말이 없다고 머리 숙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큰 소리를 질러대는 야당 사람들은 지금껏 무얼 하고 있었는지도 한심스럽다.
연초부터 실명까지 거명된 실세가 뒷배를 봐주고 있다는 소문의 실체가 더디어 터졌지만 이미 다 예고된 수순이어서인지 국민들은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검찰수사라는 직격탄을 맞은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 게임의 전반적인 문제가 이번 공화국 게이트가 될 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직격탄을 맞기까지 국내 성인용 오락실 게임 업계는 돈만 넣으면 돈이 쏟아진다는 사업으로 알려져 누구누구가 한 달 만에 몇 억을 뽑아내고 손을 털었다며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로 북적 거렸다.
현재 국내에는 성인용 아케이드 개발 업체와 부품 업체 역시 대략 500여개에 이르며 유통업체도 100여 곳에 이른다. 규모 역시 4조7천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2004년 말에 비해 무려 330%가 급성장하는 등 유례가 없는 호황을 맞았다.
일본산 복제에서 편·탈법
그러나 게임기의 탄생과 폐기과정을 보면 일본산 제품의 복제에서부터 심의, 오락실에서의 조작에 이르기까지 편법·탈법이 똬리를 틀고 있어 언제 터져도 터질 시한폭탄으로 여겨져 이 분야에 종사하는 업주들은 이번 사태를 진작부터 예감, 치고 빠지는 업이 된 것.
개업 하루 만에 영업장(포항시 대도동)을 문 닫은 업주도 피해자일 수 있지만 성인오락실에 빠져버린 한 젊은이의 인생행로는 너무나 비참하다. 그는 1년 만에 직장 생활도 하기 힘든 낙오자로 추락, 사채더미에 앉아버린 실패한 인생의 표본이 될 만큼 중독이 돼 버렸다.
이처럼 서민들의 도박중독증이 해결되지 않고 확산이 될 경우는 제2의 신용불량자 사태를 다시 만들 우려가 있으니 이참에 일부 성인 PC방에서 성행하는 고스톱 도박까지 뿌리를 뽑아야 한다. 읍면까지 파고들은 성인용 오락실은 한 사람이 서너 대의 기계 앞에서 붙어 앉아 즐겼던 그 폐해, 대박을 꿈꾼 허상은 한참은 갈 것이다. 그러니 다른 한편으로는 건전 사회로 갈 다른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어째든 자고나면 우스개 거리가 등장하는 우리사회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신분제가 없어진 뒤로는 돈이 그 사람의 신분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다 허영심을 덧칠한 사건이 ‘10여만 원이면 사는 짝퉁 시계를 천만 원짜리 고급시계로 둔갑시킨 신종 명품 사기극이었다.’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자 선민심리가 낳는 모순들이다.
거리에는 넘치는 실업자
실업자가 거리에 넘친다. 80만을 넘어선 실업자가 줄어들 기미가 없으니 거리에는 이들의 어깨가 처진 모습이 넘칠 수밖에 없다. 고용 사정의 악화가 심상치 않을수록 정부는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이들이 갈 곳을 열어두는 꼴이 되어 버렸으니 한심하기도하지만 억장이 내려앉는다.
언제해고 될지 모르는 비정규직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둘 중 하나다. 더욱이 대졸 청년 열중에 넷이 백수로 보태어진다. 이들 이태백은 갈 곳이 전혀 마땅치 못했으니 어둠침침한 곳에서 사행성 오락기가 유일한 벗이었을 테니 당연히 빠져들었을 것.
현 정부를 이끄는 사람은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이다. 지난 2002년 그는 서민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많은 표를 얻었다. 그렇지만 그의 재임기간 중 집값이 폭등했고 실업자는 오히려 80만에서 90만 사이를 오가는 백수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어려워진 경제난은 또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
권오신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