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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동 철기생산 유적 숯은 경주 월산리서 공급 가능성

김성웅기자
등록일 2004-06-08 20:46 게재일 200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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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기생산 유적으로는 규모가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경주 황성동 유적에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진 숯은 경주 월산리 가마에서 생산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97~98년 경주시 내남면 월산리 유적 조사 성과를 정리해 최근 펴낸 보고서 ‘경주 월산리(月山里) 유적’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화물주차장 건설을 앞두고 실시된 월산리 유적 조사에서는 모두 27기에 달하는 삼국시대 목탄(숯) 가마가 확인됐다.


이들 가마는 모두 철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백탄(白炭·흰숯)을 생산하던 곳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월산리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백탄가마 유적으로는 가마 숫자가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연대 또한 가장 오래된 곳의 하나로 밝혀졌다.


백탄가마는 현재까지 전국에 걸쳐 26개 유적에서 총 90여기가 확인됐으며, 경마장 건설 예정지였던 경주 손곡동 유적의 경우 24기가 조사되기도 했다.


이들 월산리 백탄가마는 토기 출토품에 대해 실시한 연대측정 결과(서기 330년 무렵)와 다른 유물들로 볼 때 늦어도 서기 400년 무렵에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서기 20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이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 증거로 보고서는 일부 가마터에서 3세기대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생각되는 소위 와질(瓦質) 토기가 출토되고 있는 사실을 들었다.


출토유물 중 B-6호 가마에서 나온 송풍관(送風管) 2점은 여기에서 생산된 백탄이 어디로 가서 소비되었던가를 추정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거의 똑같은 송풍관이 황성동 유적에서 다량으로 출토됐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차순철 경주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은 뿐만 아니라 황성동과 월산리 두 유적이 ▲형산강 수계로 바로 연결되고 있고 ▲존속 연대가 대략 겹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생산처-소비처의 관계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종 철제 농기구와 무기류 등을 제작하던 대규모 철기공장 밀집지역인 황성동 유적은 3~4세기대에 가장 활발하게 기능했으며, 5세기 무렵에는 이미 기능을 상실했다고 학계는 보고 있다.


한편 황성동 유적에서 확인된 철은 90년대 일본의 고대철기 분석 전문가인 오사와 마사미(大澤正己)씨에 의해 비소를 함유하고 있음이 밝혀짐으로써 울산 달천광산에서 채취된 것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경주/김성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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