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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가치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김기포 기자
등록일 2008-06-27 16:03 게재일 2008-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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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 포항기계중앙교회 담임목사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은 그가 가진 것이나 배운 것이나 어떤 능력에 상관없이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천하보다 귀중한 것이 사람의 생명이기에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도대체 인간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우리의 신체는 71%의 물과 18%의 탄소, 4%의 질소, 2%의 칼슘, 2%의 인, 1%의 칼륨, 0.5%의 황, 0.5%의 나트륨, 0.4%의 염소로 이루어져 있고, 거기에 한 술 분량의 각종 희유원소(稀有元素)와 미네랄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존재이기에 소중할까. 오늘날 지구상에는 65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셀 수 없이 많은 사람 중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지만,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에서 정말 희귀한 존재다. 그리고 사람은 유일한 존재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며, 모든 것은 저마다 의미를 가지고 있는 특별한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우연히 태어나지 않았다. 한 생명이 이 땅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태어난다.


남녀의 성 행위시 1회에 사정되는 정자의 수는 3억∼5억 마리라고 한다. 그 중에 신비한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단 한 개의 난자와 결합하려 경쟁하는 정자의 수는 50억 마리 이상이라 한다.


적어도 50억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우리가 태어난 것이다. 이것은 로또 당첨 확률보다 더 어렵다. 그야말로 하늘에 별 따기다. 따라서 사람은 이 땅에 살고 있는 동안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


흔히 다이아몬드와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기준으로‘4 C’가 있다. 첫째는 투명도(Clarity)다. 보석과 사람은 맑음의 정도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둘째는 무게(Carat)다. 가벼울수록 다이아몬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생각과 행동이 가벼운 사람은 인정받지 못한다.


셋째는 색깔(Color)이다. 가치있는 보석일수록 신비한 빛을 발한다. 인간의 삶에도 나름대로 빛과 향기가 있다.


넷째는 모양과 결(Cut)이다. 보석은 깎이는 각도와 모양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가치 있는 사람은 주위를 향해 찬란한 빛을 발한다.


사람은 언제나 구도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살아야 하고 인생의 궁극적인 의미인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불교인은 열반의 세계를 통해 진정한 자신으로 태어나야한다. 기독교인은 예수 그리스도(Christ)를 통해서 ‘사랑이라는 걸작품’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유교를 신봉하는 사람은 예의와 효도를 통해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나 종교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이 사회를 위해서 아름다운 종을 울려야 한다.


종은 울리기 위해서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신앙을 가지고 있든 아니면 무신론자로 살아간다 할지라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이 사회에 따뜻한 울림으로 존재해야 한다.


먼 옛날, 조금 깨어져 금이 가고 오래된 못생긴 물 항아리가 있었다. 그 항아리의 주인은 물을 길어오는데 사용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주인은 깨어진 물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 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니 미안한 마음이었다.


“내가 온전치 못하여 주인님께 폐를 끼치는구나. 나로 인해 그 귀하게 구한 물이 새어 버리는데도 나를 아직 버리지 않으시다니…”


어느 날 너무 미안하다고 느낀 깨어진 물 항아리가 주인께 물었다.


“주인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저는 별로 소용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


주인은 그의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물 항아리를 지고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히 부드럽게 말했다.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


그제야 물 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보았다.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듯 싱싱하게 피어 있었다.


“주인님 어떻게 이 산골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메마른 산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이 세상 가운데는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그것은 외모와 돈, 그리고 그 사람의 가진 능력에 따라 평가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르다.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 평가하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보다는 그 중심을 보신다고 하셨다.


겉모습에 치중하고 보이는 것만 가꾸기보다 내면을 가꾸며 자기를 다듬어 나가야 한다.


극장에서 불이 꺼져야 비로소 스크린의 영상이 분명히 보이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때로는 포기와 양보 속에 더 큰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깨어진 항아리로 물을 흘리는 또 하나의 항아리가 필요하고 조금씩 조금씩 물러서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극장에서 더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해 불필요한 불은 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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