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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철살인의 선거

등록일 2022-03-01 18:12 게재일 2022-03-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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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대선후보 진영의 입도 거칠어지고 있다. 말 한마디로 상대 후보를 제압하기 위한 용어 구사가 불꽃을 튀긴다. 이럴 때 선거용 입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어야 제구실을 한다. 짧은 말 한마디로 상대의 급소를 찔러 유권자의 마음을 뺏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 정권을 빗대는 대표적 용어 중 하나가 내로남불이다. 한자말은 아니지만 사자성어 형식을 통해 국민에게 그 뜻이 잘 인식된 용어다. “내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 말은 이젠 이중적 모순된 행동을 꼬집을 때 쓰는 대중 용어가 됐다.

대선 후보 간 경쟁에서 진 사람이 잘 쓰는 말 하나 있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이다. “스스로 계급장을 떼고 뛰겠다”는 뜻이다. 경쟁에 져 승복은 했지만 마음의 불편함도 함축한 말이다. 민주당 이낙연과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이 말을 사용했다.

중국 전국시대 최강국인 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 초나라 등 6개국이 동맹을 맺은데서 나온 합종연횡(合從連橫)도 선거철에 자주 등장한다. 선거에 불리한 당이 소수당과 힘을 합치자는 것으로 과거에도 있었고 20대 대선서도 시도되고 있다.

속담 중 “오얏나무 밑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마라”는 말도 선거에 잘 등장하는 것 중 하나다. 특히 여당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행사에 참석할 때 야당에서 이를 인용한다.

최근 이재명 후보가 “정치 보복은 나중에 몰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야당으로부터 구밀복검(口蜜腹劍)이란 비난을 받았다. “겉으로는 친한척하면서 뒤에서 뒤통수 친다”는 뜻이다. 선거에서 촌철살인은 가늠키 어려울 만큼 위력적이다. 하지만 그 말에는 팩트와 진실이 담겨야 힘이 살아나는 법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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