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과메기, 미국시장 진출 통행증은 '가격'

임재현기자
등록일 2007-10-31 16:04 게재일 2007-10-31
스크랩버튼
이번 미국행의 1차 목적은 포항시가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 한인축제장에 마련한 과메기 무료시식회를 취재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초 해외 현지 홍보 결정이 나자 일각에서는 과연 과메기가 국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해외 판로에 매달릴 필요가 있으며 전 세계의 식품이 집산되고 까다로운 절차가 기다리는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지에 대한 회의적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축제 개막 당일 현지 가든그로브(Garden Grove)시 행사장에 마련한 포항의 홍보부스는 ‘설마’하고 들렀다가 과메기의 맛을 보고는 ‘구입해 갈 수가 없느냐’는 교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포항시 홍보단은 당초의 걱정을 씻어낸 채 짜릿한 ‘대박’을 경험할 수 있었다.

우려했던 상품성 문제가 3일 간의 축제 기간 동안 여지 없이 증명되자 남은 문제는 과연 미국 현지에서 누가, 어떤 조건으로 수입하며, 판매방식은 어떻게(소매점, 음식점 등) 하느냐는 것.

이 문제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가 한 교민의 주선으로 만난 식품도매업체인 ‘뮤추얼 트레이딩’(Mutual Trading) 구매담당자는 ‘한 팩(pack) 당 5불을 넘으면 승산이 없을 것’이라며 가격을 첫째 조건으로 내세웠다.

창립 70여년 역사를 바탕으로 미 남가주 전체 3천여곳의 스시바 중 2천여곳에 수산물과 술, 그릇 등 4천여종의 식자재를 공급해온 회사의 연륜으로 볼 때 담당자의 이 말은 미국시장의 특성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정보였다.

결국 포항시가 가져간 250g 한팩(6마리)의 국내 출고가 9천원으로는 승산이 없는 만큼 소포장이 대안이라는 결론인데 당시 상담을 주선한 교민 제임스 허는 흥미로운 조언을 내놓았다.

현지 스시바에 공급되는 일본의 ‘사바’(さば, 식초에 절인 반건조 고등어)의 경우 얇게 저민 상태로 몇 조각을 소포장해 가격이 팩당 1.5불에 불과하다는 것.

식품업계 부사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제임스 허는 “초도물량을 한 컨테이너로 잡고 성급하게 서둘면 미국 식품시장은 망친다"면서 “소량으로 천천히 안전하게 해외 판로를 개척할 경우 한국 내 과메기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를 때에 가서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내놓았다.

??/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