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첫날` 찾아가 봤더니…<br> 92일만에 불 밝힌 시장, 음식 코너마다 `긴 줄`<br> 화마 상처 이겨낸 상인들 목청 높여 손님맞이 <br> 이벤트도 즐기며 `하하호호` 생동감 되찾아
대구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임시 휴장을 했던 서문시장 야시장이 재개장 `첫날` 엄청난 인파로 행복한 몸살을 앓았다.
지난 3일 오후 7시 서문시장을 가로지르는 도로에는 `다시 돌아왔습니다`, `많이 기다렸죠`, `보고 싶었어요 여러분` 등의 플래카드와 함께 야시장 상인들이 들어섰다. 이어 풍기기 시작한 음식 냄새에 평소 차량이 지나다니던 거리는 곧 수많은 사람으로 채워졌고, 곳곳에서 음식을 사기 위한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곳을 찾은 연인과 친구, 가족들은 줄을 서면서도 야시장 방문 기념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대전에서 연인과 함께 방문한 최모(27·여)씨는 “오래전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오고 싶었는데 그동안 문을 열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재개장이 마침 금요일이라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왔고 지금 2번째 음식을 먹으려고 기다리는 중이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인근에 거주하는 장모(34)씨는 “화재가 나기 전에는 유모차를 끌고 가족과 함께 자주 나왔었다”며 “이렇게 다시 북적이는 것을 보니 제가 다 기분이 좋아진다”고 재개장을 축하했다.
이날 야시장의 대부분 상인은 92일간 아꼈던 목청을 쏟아냈으며, 손님을 맞이하는 동안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특히, 곱창, 막창, 스테이크, 초밥 등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가장 긴 대기 줄로 호황을 누렸다.
곱창류를 판매하던 한 상인은 “다시 문을 열면서 긴장이 많이 됐었는데 이렇게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니 너무 기쁘다”며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을 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시장 길거리 음식 외에도 힙합 공연 등 각종 이벤트 행사에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서문시장 동산상가 쪽 입구에는 `거리 노래방`이 열려 상품을 받기 위한 시민들이 100점에 도전하고 있었고, 서문시장 내 119 안전센터 앞 공연장에는 힙합 공연을 즐기는 청소년들로 북적였다.
또, 서문시장 2지구 인근에서 열린 마임 공연에서도 구경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문시장 야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재개장 첫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주니 생동감 있고,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며 “이를 계기로 지난 아픔을 딛고 서문시장이 점점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전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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