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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가 늘 서랍에 가득 들어 있었으면”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4-03-03 02:01 게재일 2014-03-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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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램프의 요정 지니가 돼주세요`소원을 말해봐` 울진지역편<BR>초록우산재단 대상 확대<BR>울진 92명 지원 추가 선정

# 저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성민(가명) 이라고 합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하셔서 3살 때부터 할머니는 저를 키우셨어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저는 희귀난치성질환인 진행성근이영양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 병은 근육이 자꾸 없어져서 나중에는 혼자서는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병이라고 해요.

제 소원은 제가 항상 사용하는 기저귀가 늘 서랍에 가득 들어 있는 것입니다. 현재 저의 몸으로는 할머니를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다른 아이들처럼 무거운 것도 들어 드리고 싶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싶고, 어버이날에는 예쁜 카네이션도 만들어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슬퍼요.

저는 할머니께서 항상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제 앞에서는 몸이 아프셔도 얼굴을 찌푸리시지 않는데 언제부터인지 가끔 슬픈 표정을 지으실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것은 제 기저귀를 갈아 주실 때 서랍을 여시면서 “벌써, 다 썼네.”하시며 남은 기저귀 숫자를 세어 보실 때입니다.

저는 가끔 제 기저귀 서랍이 항상 가득 차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늘 저부터 먼저 챙겨 주시는 할머니얼굴에 이제부터 주름도 더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지금까지 할머니께서 저를 따뜻하게 안아 주셨듯이 제가 할머니를 꼬옥 안아드릴 수 있는 날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저희할머니를 위해 제 소원이 꼭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난해 포항과 영덕에서 진행한 `초록우산에게 소원을 말해봐`사업을 울진지역으로 확대했다.

한울원자력본부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울진지역 아동 100여명이 신청한 가운데 심의과정을 거쳐 92명이 지원아동으로 선정됐다.

그중 이성민 아동은 `진행성근이영양증`이라는 병을 앓으며 본인을 위해 항상 간호하는 할머니의 건강악화와 자신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관계로 기저귀가 매번 필요하다는 사연을 보내 선정위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번 사업에 선정된 아동에 한 아동당 최대 50만원, 총 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후원문의: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동부지역본부(054-273-7333).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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