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11월3일까지<BR>작가 대표작·신작 117점 전시
대구미술관(관장 김선희)은 오는 11월 3일까지 일본의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A Dream I Dreamed`를 마련한다.
대구미술관이 동시대 미술의 동향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이번 전시는 `금세기 최고의 작가`라 불리는 쿠사마 야요이(84)의 대표작과 신작 117점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대구에 이어 오는 2015년까지 상하이, 타이베이, 뉴델리, 마카오 등지를 순회할 예정이다.
물방울무늬 회화, 일명 `땡땡이 그림(polka dot)`과 호박으로 대표되는 쿠사마의 작품은 가볍고 경쾌한 물방울 무늬를 무한 증식 시키고, 집적 시키며 환상과 공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번 기획전은 현실 너머의 무한세계와 영원한 삶을 꿈꾸는 작가가 물방울무늬, 거울, 풍선, 전구 등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조각, 인터렉티브 작업 등 그의 대표작을 보여준다.
또 고대벽화에서 나올 법한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이미지들을 혼합한 듯한 최신작 `마이 이터널 소울` 시리즈 30여점도 만날 수 있다.
1929년 일본 마츠모토에서 태어난 쿠사마 야요이는 전쟁, 엄격한 어머니, 아버지의 방탕, 가정의 파산을 겪으면서 암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환청에서 시작된 정신분열 증상은 점차 환영으로 나타났고 10살부터는 그것을 스케치북에 옮기기 시작했다. “예술가가 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벽면을 타고 끊임없이 증식해가는 하얀 좁쌀 같은 것들을 벽에서 끄집어내어 스케치북에 옮겨 확인하고 싶었다”는 그녀는 무의식적인 예술치료를 통해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
정신병 환자로 전락할 수 있었지만 본인을 예술가의 경지로 끌어올린 쿠사마는 일본, 미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했고, 이러한 시간을 통해 다양한 사념, 예술적 매재를 수용, 자신의 영역을 구분 짓지 않는 끊임없는 증식을 스스로 감행했다. 광기를 창조로 발전시켜 무한의 자아를 찾아낸 그녀는 회화뿐만 아니라 설치와 환경작업 그리고 퍼포먼스에도 영역을 넓혔고 소설과 시집 그리고 영화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쿠사마의 작품을 대규모로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현실 너머의 무한세계, 영원한 삶을 꿈꾸는 작가의 작업개념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물방울 무늬, 거울, 풍선, 전구 등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과 조각, 관람객 참여를 유도해 작업개념을 체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작업 등 작가의 대표작을 보여준다. 더불어 84세 원로작가의 최근 회화작품 `My Eternal Soul` 시리즈 30여점도 만날 수 있다. 최근 회화작업은 이전까지 작업했던 형태 외에도 고대벽화에서 나올 법한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이미지들을 혼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네온 빛 빨간색 가발과 빨간색 땡땡이 의상을 즐겨 입는 팔순의 이 예술가는 요즘도 코카콜라의 자동판매기 디자인은 물론, 일본 고향마을의 시내버스 외관까지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선희 대구미술관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려운 미술`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쉽고 즐길 수 있는 예술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또한 관람객들은 쿠사마 야요이의 전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대규모 전시를 통하여 작가의 진면목을 깊이 경험하게 될 것”이라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