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론에서는 모든 사물의 속성을 음(陰), 양(陽)의 두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음양을 쉽게 구분짓자면 활동적이고 동적인 특성을 가진 것을 '양', 반대로 조용하고 정적인 특성을 가진 것을 '음'이라고 한답니다.
또 음양으로 분류한 것을 또 한번 음양으로 재분류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면 하루를 구분할 때 낮을 양, 밤을 음이라 할 수 있지만 낮 가운데서도 아침부터 정오까지는 양(陽)중에서도 더욱 양(陽)적인 것이 되고 정오부터 오후 해질 무렵까지는 양(陽)중에서도 음(陰)적인 것이 되죠.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상계에 음과 양의 성질이 공존하고 있다는 건 아시겠죠? 모든 개체의 형태나 성질은 반대되는 두 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럼 예를 들어볼까요. 여름을 지내는데 대표적인 음식인 삼계탕! 우리는 왜 더운 날 하필이면 뜨거운 삼계탕을 먹을까요? 그것은 음양의 원리에 의해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몸의 표면은 뜨거워지지만, 몸의 이면은 차가워진다는 이치 때문입니다. 그래서 복날이나 한여름에 날씨가 더워지면 성질이 몹시 뜨거운 닭고기, 인삼, 대추 등을 함께 달여서 차가워진 속을 데워야겠죠. 그런데 여름에 시원한 팥빙수나 성질이 찬 과일을 먹으면 쉽게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요즈음 우리가 여름에 즐겨 먹는 냉면도 원래는 겨울 음식이었대요. 우리의 선조들께서 한겨울에 얼음이 둥둥 뜨는 동치미 국물에 성질이 찬 메밀국수를 말아 드신 것도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한 거겠죠.
본론으로 들어가서 음양을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이용할까요?
한의학에서는 인체에 병적인 현상들이 나타나는 이유를 체내의 음양의 균형이 깨어진 것으로 보고 있어요. 흔히 한의원에서 진찰할 때 많이 들을 수 있는 '몸이 냉하다' '몸에 열이 많다' '맥이 빠르다' '맥이 느리다'라는 말도 음양으로 해석한 것들이죠.
즉 몸에 나타나는 생리적. 병리적 여러 현상들이 양적인 반응인가 음적인 반응인가를 살펴서 만약 양(陽)적인 반응이라면 음(陰)적인 치료법을 사용하고 음(陰)적인 반응이 나타나면 양(陽)적인 치료를 해 음양의 평형을 유지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쉽게 설명하면 불이 활활 타오를 때는 물을 뿌려 불을 꺼주고 습기가 많고 축축할 때는 반대로 불을 쬐어 주는 것이 치료입니다.
예를 들면 알로에는 건조하면서도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적게 소모해 가둬 두는데 능한 식물입니다. 그래서 자연히 그 성질은 차고 습합니다. 사람도 똑같이 몸이 뚱뚱하다는 것 역시 많이 먹는다고 해서 모두 뚱뚱한 것은 아닙니다. 똑같은 음식을 먹어도 남보다 더 뚱뚱하다는 것은 그 영양분을 에너지화시키는 힘이 부족하고 오히려 저장하기를 좋아하는 힘이 많은 체질을 의미합니다. 알로에도 저장을 좋아하고 뚱뚱한 사람도 저장하기를 좋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뚱뚱한 사람이 알로에를 오래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몸은 더욱더 무거워지고 저장시키는 힘이 지나쳐서 또 다른 병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또 몸이 냉하면서 물이 고이는 관절염 같은 병에도 해롭습니다.
알로에의 효능을 음양의 시각에서 볼 때 몸이 마르고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은 약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사람이 열이 많이 나는 염증성 질환이나 화병(火病)인 급성 눈병, 혹은 열로 인한 변비, 또는 내부 장기의 열(熱)이 피부로 뿜어져 피부병이 번질 경우 등등에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합니다.
금수연(구산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