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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설계가 필요한 세가지 이유

우리는 재산을 모으는 데는 관심이 많지만, 재산을 지키는 것에는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자식의 교육비 마련, 대출로 인한 부채 상환,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연금 가입 등 저마다 환경, 가치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러 가지 인생의 목표들을 위해 저축이나 투자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만약 우리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커다란 사고가 발생한다면 지금까지 모아놓았던 저축과 투자들은 한순간에 사라져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재무설계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위험설계라 할 수 있다. 위험설계의 가장 큰 목표는 개인이나 가족의 삶이 어떤 위험에 처하더라도 그 이전과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즉, 위험으로 인한 삶의 질 악화나 가정 경제 파탄 등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위험설계가 가지는 목표에는 경제성, 걱정의 제거, 법적 의무의 수행 등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목표인 경제성은 개인이나 가족에게 닥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들에 대비해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적으로 가족의 사망이나 질병, 상해에 대비하기 위해 수천만원씩의 돈을 비상자금으로 준비해 놓기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 보험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큰 비용이 들어갈 수 있는 만일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목표인 걱정의 제거는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으로부터 현재의 걱정과 근심을 제거함을 의미한다. 가령 가장의 조기사망에 대한 걱정을 종신보험으로, 가족의 질병과 상해에 대한 걱정을 건강보험으로, 타인의 재산이나 신체에 대한 우연한 배상책임을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등으로 준비함으로써 어느 정도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세 번째 목표인 법적 의무의 수행은 법적으로 의무화된 사항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과 대물배상은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10-06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벌어다가 준 돈, 다 뭐 했어!” “당신이 벌어다가 주긴 뭘 벌어다 줘요! 쥐꼬리 같은 월급으로 생활비하고, 아이들 가르치고, 당신 한 달 나가는 카드 값이 얼만지나 알아요? 술값은 또 어떻고요!” 아내의 말문이 터지자 당황한 남편은 담배를 입에 물고 베란다로 나간다. 흔히 있는 일이다. 얼마 전 상담한 가정의 경우 평범하고 또 소득도 만만치 않은 가정이었다. 그런데 가정의 부채내용을 들여다보니 주택을 사들인 지 5년이 지났지만, 대출액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추가로 과도하게 대출을 발생시켜 대출금 이자만 갚다가 이제는 목전에까지 오자 감당하기 어려워져서 상담신청을 한 것이었다. 겉보기엔 멀쩡한 가정이 이렇게까지 되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돈이 줄줄 새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돈 문제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어져 부부가 대화하지 않고 산다는 점이었다. 부부간의 믿음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가정의 재무적인 문제는 어느 한 쪽이 혼자 알아서 척척 해나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돌아가곤 한다. 이런 것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받은 적 없는 아내는 이리저리 혼자서 해결해보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서서히 지쳐가게 된다. 가끔 `부부상담 받으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 `아니오, 저희 남편이 바빠서 저만 혼자 상담해야 할 거 같아요`라는 대답을 많이 듣는다. 이와 같은 가정을 상담하다 보면 평소 부부간에 대화가 거의 없고 서로 가정의 재무문제를 놓고 전혀 다른 세상에서 인식하고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아내는 애들 학비 걱정, 당장 돌아올 대출만기일 등 눈앞에 닥칠 일들에 숨을 헉헉거리며 생활하고 있는데, 남편은 `돈만 벌어다가 주면 다 알아서 하겠지`, `돈은 잘 모이고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부부가 전에는 몰랐던 서로 고민을 이해하게 되고 그동안 서로 간에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재무문제는 알면 괜히 골치만 아플 것 같아서 서로 확인하고 알려주길 꺼린다. 하지만, 꺼내서 펼쳐 놓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 보면 오히려 꺼림칙한 것들이 사라져 버린다. 불확실한 것은 항상 우리를 불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 부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서 우리 집의 재무문제와 미래 계획을 함께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필요하다면 주위의 재무상담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복잡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하나씩 이야기해보자.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9-29

부채를 관리하는 기본원칙

첫째, 대출의 목적이 필요자금의 사용을 위한 것인지 투자목적을 위한 것인지를 검토한다. 투자목적을 위한 대출의 경우 대출에 따르는 각종 비용을 감안한 후, 이에 요구되는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결정하도록 한다. 둘째, 대출기간과 자금 사용기간이 일치하는지 검토한다. 저축과 같이 대출도 목적을 가지고 사용할 때 계획적인 상환이 이뤄질 수 있다. 상환계획은 상환방식에 따라서 달라진다. 분할 상환을 하는 경우 자신의 소득 대비 월 부채 상환능력을 따져보고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고도 생활하는 데 무리가 없는지 검토한다. 만기에 일시상환 하는 경우 어떤 자금으로 대출상환을 할 것인지 미리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셋째, 자신이 부담할 수 있는 적정 부채 규모가 얼마인지 파악한다. 일반적으로 자산 대비 부채가 40% 이상이 되면 대출로 인한 재무적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며, 50%가 넘어가면 가계에 위험한 수준이 된다. 또한, 연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36% 이상이면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진다. 넷째, 동일한 대출이라면 신용대출보다 본인소유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이 금리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흔히 주택을 대출의 담보로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단기 소액 대출이 아니라면 이용하는 것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다섯째, 주거래 금융기관을 정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각종 자동이체와 거래실적을 쌓으면 보다 나은 조건으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9-22

주가연계상품 원금보장 살펴야

주가연계상품은 주가와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것으로, 금융회사가 투자자에게 되돌려줘야 할 부분(A)은 안정적인 정기예금 또는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부분(B)으로 주식 또는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원금보장형 상품을 예로 들면, 1년 만기로 100만원을 투자할 경우 95만원(A)은 연 5.3%의 채권에 투자하고, 5만원(B)은 주가지수에 투자하게 된다. 1년 후 95만원(A)은 100만원이 돼 원금을 보장하게 되고, 5만원(B)으로 투자수익을 노리는 구조가 된다. 이처럼 원금보장이 클수록 안정적으로, 원금보장이 작을수록 수익과 위험이 커지는 공격적인 구조가 되는 것이다. 주가연계상품은 (B)부분이 주가지수와 연계해 수익이 결정되는 주가지수 연계형 상품과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특정 종목의 주가와 연계해 수익이 결정되는 개별종목 연계형 상품으로 나뉜다. 이러한 주가지수연계상품에는 증권사의 ELS, 자산운용회사의 ELF, 은행의 ELD가 있다. ▲증권사의 ELS ELS(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며 은행 상품처럼 원금이 모두 보장되는 유형과 원금을 일부분만 보장해주는 대신 더 많은 돈을 주식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유형 두 가지가 있다. 원금 보장을 작게 할수록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지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오른다면 더 큰 수익률을 낼 수도 있다. ▲자산운용회사의 ELF ELF(주가연계펀드·Equity Linked Fund)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편입한 채권을 말한다. 투자금액의 상당 부분을 채권으로 운용하면서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로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편입해 추가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단, 채권운용수익률이 전체 펀드 수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원금보장이 약속된 상품은 아니다. ▲은행의 ELD ELD(주가연계예금·Equity Linked Deposit)는 일반적인 정기예금처럼 사전에 예금금리가 확정되는 상품이 아니라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이자율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주가지수연동 정기예금의 금리는 가입 때 주가지수와 비교해 만기 때 주가지수가 얼마나 변동되었느냐에 따라 지급이자율이 적용된다. 정기예금이므로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보장되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된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9-15

펀드투자의 기본 원칙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펀드 투자의 기본 원칙들을 살펴보고 나의 상황을 점검해 보자. ▲건전투자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해야 성공확률도 높아진다. 만일 대출을 통해 투자했을 경우 대출이자가 연 7%, 펀드보수가 연 3%라고 가정한다면 투자 수익률이 연 10% 나왔을 때 본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처음부터 대출이자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면 조급함을 불러 일으켜 여유로운 투자가 어려울 것이다. ▲장기투자 많은 전문가들이 펀드투자의 기간을 최소 3년 이상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비춰 볼 때 국내 주식시장은 3년을 주기로 순환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지수의 등락은 시장의 당연한 원리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장기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분산투자 펀드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시간과 종목을 분산해 투자한다. 시간의 분산을 위해 일시에 투자하는 거치식 펀드보다 시간을 나눠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종목의 분산을 위해 국내주식에 70%, 해외주식에 30% 정도의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접투자 예전에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에는 전문가에게 일정한 보수를 주고 자산의 운용을 맡기는 간접 투자, 즉 펀드 투자가 대세를 이룬다. 대박을 노리고 주식에 직접 투자해 자신의 본업까지 지장 받는 것보다는 건전한 펀드 투자를 통해 적절한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편이 현명할지 모른다.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9-08

경험생명표의 변경과 보험가입시기

얼마 전 TV를 보다가 들은 말이다. “세상에 나오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세상을 떠나는 것은 순서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질병과 사고, 사망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러한 위험이 우리에게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러한 위험을 당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위험의 불확실성은 보험이 존재하는 이유다. 오늘날 보험은 우리에게 만일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금융상품이 되고 있다. 물론 개개인의 위험을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험으로 불확실한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까닭은 그 개개인의 수가 많아져 큰 집단을 이루게 되면 대수의 법칙이라는 확률과 통계의 법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수의 법칙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경험생명표라 할 수 있다. 경험생명표는 생명보험사에서 피보험자들의 생존과 사망, 평균수명 등을 일정한 기간 동안 집단적으로 관찰해 사망률과 관련된 사실을 분석하고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생명보험사의 보험료와 책임준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제1회 경험생명표를 시작으로 1991년, 1997년, 2002년, 2006년 개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제5회 경험생명표가 사용되고 있다. 한 달 뒤인 2009년 10월 1일부터는 제6회 경험생명표가 사용될 예정이다. 늘어나는 평균수명을 반영하게 되는 새로운 경험생명표는 우리가 납입하는 보험료의 변경으로 이어지게 된다. 왜냐하면, 보험은 생존율과 사망률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생존율로 인해 연금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생존하는 동안 연금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보험사의 높아진 보험금 부담은 그대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사망보험의 경우 낮아지는 사망률로 인해 가입자가 사망할 때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보험사의 부담이 작아지게 된다. 이러한 보험사의 낮아진 보험금 부담은 그대로 가입자의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게 된다. 지금 만약 생명보험의 가입을 망설이거나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생존을 담보로 하는 연금보험은 10월 1일 이전에, 사망을 담보로 하는 종신보험은 10월 1일 이후에 가입하는 것이 보다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9-01

펀드의 위험지표, 표준편차와 베타

가입시점에 금리가 결정되는 예·적금과 달리 펀드는 환매시점에 수익이 결정된다. 펀드의 수익 뒤에는 변동성이라는 위험이 항상 붙어다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펀드의 유형을 분류하는 것도 사실은 펀드를 기대수익과 위험에 따라 나눈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식의 편입비율이 높은 펀드는 기대수익이 높지만, 그 만큼 위험도 크다. 이러한 펀드를 그 수준에 따라 성장형, 안정성장형, 안정형 등으로 분류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펀드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할 때 수익률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하게 보여지는 수익률 속에 감추어진 펀드의 위험지표를 알게 되면 그 펀드에 대해서 보다 진실한 모습을 알 수 있다. 일정 기간 동안 동일 수익률을 낸 펀드라 할지라도 어떤 과정을 거쳤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위험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수익률로써 설명하지 못하는 내용을 보완함으로써 결과와 함께 과정까지도 검증해 보다 종합으로 펀드 분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위험은 다양하게 측정할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표준편차와 베타가 있다. ▲표준편차 표준편차는 펀드의 절대적인 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써 평균 수익률보다 얼마만큼의 폭으로 수익률이 변동됐는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평균수익률이 5%를 기록했는데 표준편차가 20%라면 수익률은 -15% ~ +25%까지 변동할 수 있음을 과거 수익률의 추이에서 보여 준다. 만일 같은 평균수익률의 펀드들이 있다면 그 가운데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더욱 우수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시장민감도(베타) 시장민감도는 기준이 되는 수익률인 벤치마크와 개별 펀드 수익률 간의 상대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로써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 변동에 따라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시장민감도가 클수록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수익률 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장민감도가 1보다 크다면 주식형펀드의 경우 종합주가지수보다 변동폭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시장민감도가 1보다 작다면 변동폭은 그만큼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8-25

이름을 알면 펀드가 보인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펀드들을 보면 간혹 이름이 비슷한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펀드들도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각자의 이름이 정해진다고 하니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이들 펀드의 이름만 잘 관찰해도 펀드 분석의 절반은 끝이 난 셈이다. NH-CA자산운용의 `러브펀드`는 연인을 위한 펀드가 아니라 투자대상국인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이름이다. 도이치투신운용에서는 위의 두 나라 순서를 바꿔서 `브라시아펀드`로 내놓았다. 복잡하기만 한 이런 펀드들도 마음대로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산운용협회가 정한 규정에 따라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한다. 투자자들이 펀드 이름만 보고도 자신이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아보자. #-예시문 : `미래에셋 BRICs업종대표 주식 자 1호 ClassC-e` ▲미래에셋 : 펀드를 굴리는 자산운용회사 △미래에셋자산, 삼성운용, 한국운용 등과 같이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명칭 ▲BRICs업종대표 : 펀드가 투자하는 지역이나 브랜드 △지역 - 브릭스, 아시아퍼시픽, 친디아,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G) - 국내주식에만 투자하지 않고 해외주식에도 투자 △브랜드 - 인디펜던스(미래에셋자산), 봉쥬르(신한BNPP), 부자아빠(한국운용) ▲주식 : 펀드가 투자하는 대상 △리츠 - 부동산 △주식형 - 주식에 60% 이상 투자 △혼합형 - 주식, 채권에 고르게 투자 △채권형 - 주식에 전혀 투자하지 않고 채권에만 투자 △인덱스형 - 주가지수에 연동해서 투자 △파생상품 - 선물, 옵션 등에 투자 ▲자 : 펀드의 구조 △표시없음 - 보통 펀드 △재간접 -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모 또는 자 - 자펀드로 돈을 모은 뒤 모펀드에서 운용(투자자는 자펀드만 가입 가능) ▲1호 : 펀드 복제 번호 △펀드가 커져 운용이 어려워질 경우 1, 2, 3호로 나눔, 운용전략은 모두 동일 ▲Class C-e형 : 펀드 수수료 체계 △Class A - 선취판매수수료가 부과되는 펀드 △Class C - 환매수수료가 부과되는 펀드 △Class Ce, Ae - 철자 e가 끝에 들어가 있으면 인터넷 전용 펀드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8-18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신용관리

케이블 방송에 나오는 대부업체의 대출광고는 낮은 신용등급으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혹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난 뒤 그 광고를 볼 때면 과중한 이자 부담으로 인해 두고두고 가슴 아픈 후회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개인의 신용등급은 모든 금융기관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평소 신용관리에 관심을 기울여 낮은 신용등급으로 대부업체의 광고에 마음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소득범위 내에서만 지출 신용카드가 여러 장 있고, 그 한도가 크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본인의 돈은 아니다. 그 돈은 빌릴 수 있는 금액이며, 갚아야 할 채무일 뿐이다. 만약 10개월 할부로 한 달에 하나씩 물건을 구매했다면 10개월이 되면 결국 일시금으로 하나씩 구매한 셈이 된다. 따라서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돈은 본인의 것이 아님을 알고 본인의 소득범위 내에서 지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 대신 통장 한도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꼭 필요한 신용카드만 나에게 꼭 필요한 신용카드 1~2장만 발급받아 사용하고, 현금서비스는 생각도 하지 말자. 일상적인 구매 활동을 위한 신용카드 1개, 그리고 비상시 이용할 신용카드 1개 정도면 큰 무리가 없다. 만일 그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과다하게 보유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사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거래기관은 집중적으로 급여이체를 하는 금융기관에 대출과 신용카드 금융거래를 집중한다. 주거래 금융기관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거래함으로써 기본 신용 평점에 추가로 거래 실적에 따른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능력 밖의 보증은 과감하게 `NO` 보증은 이름을 달리한 대출이다. 보증을 선다는 것은 대출을 받는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면 때로는 거절도 필요하다.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8-11

자녀사랑의 또 다른 이름, 어린이펀드

아이들은 여름방학, 어른들은 여름휴가를 맞아 요즘 가족나들이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눈높이를 아이들에게 맞춰 산이나 바닷가 또는 체험학습장이나 놀이동산 등으로 떠나곤 한다. 이처럼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그와 더불어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돈에 대해 올바른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부모 세대와는 달리 신용관리와 경제관념이 중요해지는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이 돈을 잘 관리하는 요령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어린이펀드`는 경제교육과 장기투자의 효과를 함께 노려볼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 하겠다. 어린이펀드는 엄밀히 말한다면 일반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각 증권회사에서 일반 펀드의 형식에다 가입자인 어린이를 위한 별도의 부가서비스를 곁들여서 어린이펀드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한다면 일반 펀드도 어린이펀드처럼 어린이 명의로 가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어린이펀드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어린이펀드는 펀드를 통한 소액 장기투자로 교육자금 등의 목돈도 마련하고 자녀들에게 경제교육도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출시된 펀드들을 통해 무료상해보험가입, 해외문화탐방, 어린이 펀드운용보고서 등의 부가서비스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결핍되기 쉬운 금융 및 경제 체험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린이펀드의 가입목적은 가입자인 자녀에게 있어 지출이 예상되는 미래의 목돈을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린이펀드에 가입하면서 `피아노 구매자금`, `대학 자금`, `결혼 자금` 등과 같이 펀드의 목적을 딴 이름으로 정해 놓는다면 납입할 때마다 자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목적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중도에 쉽게 환매하지 않게 될 것이다. 또한, 목표기간과 목표금액도 함께 정해 놓는다면 투자금액과 수익률의 변화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게 돼 자연스럽게 투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도 있게 된다. 금융선진국에서는 학교와 가정에서 일찍부터 어린이에게 `저축과 투자`에 대해 반드시 가르친다. 이를 통해 어린이는 저축과 투자의 차이점, 단리와 복리의 개념, 투자와 위험의 상관관계,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조기에 배우게 돼 성인이 돼서도 건강한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돈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도 훌륭한 여름방학 선물이 될 것이다. 이재화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2009-08-04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모래가 반쯤 담긴 항아리가 있다. 여기에 준비해온 크고 작은 돌들을 모두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모래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돌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항아리를 비워내고 시도해본다. 이번에는 항아리에 큰 돌, 작은 돌을 순서로 해 먼저 넣고 마지막으로 모래를 쏟는다. 모래들은 크고 작은 돌들의 사이를 채우면서 꽉 차 들어간다. 마침내 항아리에 큰 돌, 작은 돌, 모래들을 모두 채워 넣을 수 있게 됐다. 시간관리분야에서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로써 항아리는 한정된 시간을 나타내며 큰 돌, 작은 돌, 모래는 일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메시지는 재무설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수입은 한정적이지만, 지출은 무한정적이다. 다시 말해 현재보다 돈을 더 많이 벌기는 힘들지만, 돈만 있다면 써야할 곳은 끝이 없을 만큼 많다. 우리는 이러한 수입과 지출간의 불균형으로 인해 각자 나름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지출을 결정하게 된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긴급성이 지출의 우선순위가 된다. 당장 눈앞에 닥친 급한 지출부터 먼저 해결하는 식이다. 대출 원금과 이자, 밀린 카드대금, 생활비, 교육비, 외식비, 용돈 등 대부분의 소비성지출들이 긴급성을 가진다. 이러한 긴급성 위주의 지출내용을 분석해 보면 과거의 사용에 대한 대가인 부채상환과 현재의 사용에 대한 생활비가 자리를 차지한 나머지 미래의 사용을 위한 저축은 뒤로 밀려나서 들어갈 자리가 없기 일쑤다. 그에 비해 중요성에 우선순위를 두게 되면 인생의 중요한 지출들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미래의 사용이 예상되는 지출되는 항목에는 자녀대학결혼자금, 노후자금 등이 있다. 이러한 자금들의 공통점은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지만 미리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향후 부족한 자금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지금도 여유 있는 생활은 아니지만 앞으로 수입 없이 다가올 노후를 비롯한 미래 필요자금들을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출의 우선순위를 긴급성에서 중요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은 현재시점이지만, 지출은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모래, 작은 돌과 같은 과거-현재의 소비성지출에만 관심을 둔 나머지 정작 큰 돌만큼이나 중요한 미래를 위한 지출인 저축과 투자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CFP(국제공인 재무설계사)

2009-07-28

목적을 정하고 행동하라

“여윳돈이 조금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재무상담 중에 자주 듣는 말이다. 이런 경우 나는 다시 “언제 어디에 쓰실 돈이죠”라고 되묻곤 한다. 가입하고 있는 저축이나 투자 상품의 목적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돈을 모으려고`, `부자가 되려고`, `나중에 쓰려고` 등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목적을 정한 후 그에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함이 순서이지만, 그와 반대로 금융상품을 정한 후 그에 맞는 목적을 찾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예·적금을 가입한 후 만기까지 납입해서 찾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왜냐하면, 납입하는 중간에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찾아서 써 버리기 때문이다. 그나마 만기까지 돈을 납입하더라도 실제로 자신의 돈이 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어렵게 부은 적금 만기일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여성들은 홈쇼핑에 나오는 각종 광고가 눈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하고, 남성들은 거리에 나가면 신형 자동차가 자꾸만 눈에 들어오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된다. 만일 목적이 있다면 이런 유혹을 쉽게 이길 수 있지만, 목적이 없다면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돈을 모으긴 모으는 것 같은데 나중이 되면 실제 내 손에 쌓인 돈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만일 무작정 돈을 모으기 위해 펀드에 가입했다면,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길 때 아무 생각 없이 펀드를 깨서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펀드에 자녀의 대학자금이라는 목적이 있다면 쉽게 깰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목적이 없는 펀드는 단순한 금융상품이지만, 목적이 있는 펀드는 자녀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만드신 다음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자 그때 비로소 사람이 생령이 됐다는 말씀이 나온다. 재무설계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금융상품에 이름을 붙이고 목적을 정하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금융상품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가령 보장성보험은 `가정의 안전판`이 되고, 주택마련저축은 `가정의 보금자리`가 되고, 펀드는 `사랑하는 자녀의 대학생활`이 되고, 연금은 `여유로운 노후생활`이 되는 식이다. 재무설계는 무작정 많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의 돈이 준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처럼 우리가 금융상품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것은 우리에게 다가와 아름다운 꽃이 되고 향기로운 미래가 될 것이다.

2009-07-21

너 자신을 알라

“너 자신을 알라.”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자주 사용했던 이 격언은 자기 밖의 세계를 알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재테크를 위해 우리는 인터넷, TV, 신문, 서적 등 수많은 방법을 활용하지만 정작 자신의 재무상황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위 격언처럼 재테크의 첫걸음 역시 자신의 수입과 지출의 정확한 파악에서부터 시작된다. 가계부는 바로 이런 의미에서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써 본 적 있는 가계부를 잘 쓰기 위한 요령을 몇 가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록`이 아닌 `정산`에 목적을 두고 작성한다. 첫째, 몇백 원 단위의 소액은 과감히 버리거나 반올림해 천원, 만원 단위로 기록한다. 둘째, 오이, 당근이 아니라 부식으로 합산해 기록함으로써 지출항목을 간략히 한다. 셋째, 영수증 모으기와 같은 불필요한 과정은 생략하는 대신 메모 식으로 간결하게 적더라도 빼먹지 않는다. ▲매월 소득과 지출의 정확한 정산 과정을 통해 수지파악을 한다. 초기 3개월은 현재의 소비지출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는 것에 의미를 둔다. 3개월 이후부터는 예산을 세우고 이에 맞춰 소비지출을 실행한다. 이처럼 예산에 의해 소비지출이 파악되면 앞으로 안정적인 저축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해진다. ▲고정지출과 변동지출을 구분하고, 통장 분리를 병행한다. 첫째, 고정 소비지출(주거비, 식비, 교통비, 용돈 등)의 경우 매월 일정액을 생활비통장(입출금식통장)에 적립한 후 체크카드 기능을 이용해 통장 한도 내에서 지출하도록 한다. 외상 개념의 신용카드는 가급적 정확한 지출파악을 위해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둘째, 변동 소비지출(의료비, 피복비, 경조사비, 세금 등)의 경우 저수지통장(CMA계좌)에 적립한 후 필요할 때 찾아 사용한다. 특정 월에 많은 지출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상예비자금으로 한 달 급여 정도의 금액을 항상 적립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시작한다. 형식에 관계없이 지출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하는데 목표를 두고 오늘 당장 시작해 본다. 그리고 매월 한 번쯤은 잠깐 시간을 내어 그달의 수입과 지출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가계부를 쓰는 것만으로 그 이전보다 소비지출이 평균 15%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가계부는 약간의 시간과 관심만 둔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DIY-금융상품이라 하겠다.

2009-07-14

주도적으로 행동하라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소위 만병통치약이 있었다. “이 약 한 번만 잡숴봐. 내일 아침부터 밥상이 달라져!.” 약장수가 외쳐대는 마이크 소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했다. 설명을 한참 동안 듣고 있노라면 정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약만 있으면 다 나을 것만 같았다. 추억이 되어버린 만병통치약의 자리를 지금은 현대의학이 대신하고 있다. 배가 아프다고 무작정 약국에 가서 배 아픈 데 먹는 약 달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일단 병원에 가서 자신의 몸 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순서이다. 그렇다면, 과연 금융상품 가운데는 만병통치약이 있을까. 2007년은 우리나라에 펀드 열풍이 불었던 해다. 1년 수익률이 100%에 달하는 상품이 나올 정도로 펀드는 가히 기적의 상품이었다. 주가지수가 2천 포인트를 넘어서자 머지않아 3천 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예·적금에만 익숙해 있던 사람들은 너나없이 펀드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원금손실에 대한 걱정으로 가입을 주저하고 있으면 시대에 뒤처지는 사람으로 보일 정도였다. “요즘 누가 적금 가입해요. 여기 펀드 수익률 보세요. 원금보장은 안 되지만 손실 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요”라는 금융회사 직원의 말만 믿고 말이다. 펀드는 최소 3년 이상의 투자 기간을 요구하는 금융상품이다. 하지만, 몇 달 뒤에 쓸 전세자금이나 일 년 뒤에 쓸 결혼자금까지도 펀드에 넣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2008년이 되자 상황은 바뀌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만 가던 주가지수는 어느 사이 1천 포인트 아래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펀드가입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며 이미 내 놓은 원금의 회복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다시 금융회사의 마케팅은 투자에서 저축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사람들은 펀드에서 예·적금으로 눈길을 돌렸다. 금융회사가 상품판매를 위해 만들어낸 인기상품을 무작정 따라다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험은 낮지만, 수익은 높은 투자상품, 보험료는 싸지만, 보장은 큰 보험상품, 단기간에 목돈을 만드는 저축상품 등은 약장수의 만병통치약처럼 현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상품 가운데 좋고 나쁜 것이란 없다. 다만, 자신에게 좋고 나쁜 것이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재정 상태를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처방을 통해 적절한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다. 행복한 부자가 되고자 우리는 대응적이 아닌 주도적이 돼야 한다. 금융회사의 마케팅에 맞추어 그때마다 대응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중심에 놓고 그에 필요한 금융상품을 선택하고 관리하면서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2009-07-07

패러다임의 전환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항상 당신과 함께합니다. 나는 당신이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부터 세상을 떠나는 이후까지 한순간도 당신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당신의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이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당신은 나를 통해 행복해질 수도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나를 엄격하게 대한다면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되겠지만 나를 아무렇게나 대한다면 당신을 나의 종으로 삼을 것입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바로 `돈`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대기업에 다니는 40대 후반의 A씨와 B씨를 재무상담한 적이 있다. 20대 초반의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두 사람은 높은 수입과 안정된 직장으로 누구에게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재무상담에 들어가니 상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A씨는 나의 기대처럼 그동안 모아놓았던 돈을 잘 운용했고, 앞으로 다가올 은퇴를 준비하는 방안에 대해 상담을 신청했다. 하지만, B씨는 그동안 높은 수입만을 믿고 무계획적인 지출 탓에 돈을 모으기는커녕 대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로 손쉽게 대출을 받으며 생활해온 결과 지금은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금액이 돼 해결책을 찾고자 상담을 신청하게 된 것이었다. 흔히 많은 사람이 지금보다 수입이 더 많아진다면 보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수입이 기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기대한 것처럼 재무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늘어난 수입은 어디론가 이름 모를 지출이 돼 사라질 가능성이 클 것이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만약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7시간으로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는 체면치레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돈을 쓰는 경우가 많이 있다. 위의 B씨도 자신이 대기업에 다닌다는 체면 때문에 주위의 시선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지출이 늘어난 것이 현재 상황까지 오게 된 주요 원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체면을 접고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 하겠다. 많은 사람이 체면 때문에 재무적인 문제를 내버려두고 악화시키다가 결국에는 대형 사고를 터뜨린 후에야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은 생각의 전환을 뜻한다. 돈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돈을 잘 버는 것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잘 쓰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자신이 가진 돈으로 자신의 필요에 맞게 쓸 줄 아는` 행복한 부자는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돈은 우리에게 주인의 자리가 아닌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종의 자리가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200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