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개최 원자력 포럼…황주호 한수원 사장 기조강연
경주는 원전 전주기 담당…SMR국가산단 완료땐 원전 거점 부상

 

기조 강연하는 한수원 황주호 사장. /이용선기자
기조 강연하는 한수원 황주호 사장. /이용선기자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은 전 지구적 문제다. 이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이야기다. 지방 소멸, 인구 소멸이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요즘이다.

지역의 미래 에너지 문제는 모두가 고민을 공유해야 할 사안이다. 이번 강연을 통해 전 세계가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원자력은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에너지는 인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우리가 밥 먹고 움직이는 행위 모두에 에너지가 사용된다. 인간의 삶은 모든 것이 에너지로부터 기원한다.

에너지가 없다면 인간은 죽은 목숨이다. 에너지는 우리 생활과 밀착돼 있다. 오늘날 산에 나무가 많은 것은 무연탄을 에너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고래가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은 건 고래의 기름이 아닌 석유가 인간의 밤을 밝혔기에 가능했다.

기후 변화는 에너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구의 온도가 2도 올라가면 세계엔 큰 일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것은 인류위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스위치만 켜면 전기가 들어오는 세상에 사니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가 발행한다. 이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원자력 발전은 다른 수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 

에너지는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의 무기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오일쇼크’ 역사를 통해서 이미 확인된 사안이기도 하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세계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며 화석연료 의존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다. 

많은 나라가 신재생에너지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 투자 대비 수십 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게다가 독일 등의 경우 개기일식이 있었을 때 태양광 패널이 가동을 멈춘 사례가 있다. 독일은 6개월 전부터 사전 준비를 했지만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도의 경우도 태양광 전기 생산이 늘었으나, 출력이 제한되는 경우가 잦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은 나라별로 에너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엔 원자력이 가장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미국의 태양광 생성 비용이 싸다고 우리도 이를 따랐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며,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총 수입량의 25% 정도가 에너지다. 그중 석유 수입 금액이 가장 많다.

한수원 황주호 시장. /이용선기자
한수원 황주호 시장. /이용선기자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에 따를 필요가 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가스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키는 저탄소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신규 건설과 보수가 확산되는 중이다.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유럽에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나라로 손꼽힌다. 이는 산업 경쟁력의 저하로 이어졌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지만, 원자력발전소는 원자폭탄과 달리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에 폭발의 위험성이 거의 없다. 거기에 원자력발전소엔 방사성 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다중의 방호벽이 있다.

한국 원전은 과거 문제가 된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과는 다른 형태의 원자로다. 충분한 내진 설계로 지난 번 경주 지진보다 60배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경주 지진에 의해 첨성대는 무너지지 않운 것처럼 원전도 무너지지 않는다. 원전 주변 방사선은 실시간으로 측정돼 공개된다. 그 수치도 자연 방사선량 수준에 그치고 있다.  

원자력은 저렴한 비용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다.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약 70개 이상의 소형모듈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현재 한국은 지방 소멸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치권은 지방 소멸 대응전략에 고심하고 있다. 산업체 유치는 인구감소율을 낮춰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주요한 수단이다. 울진군의 경우가 그 실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울진은 여타 경북의 군 단위 지자체에 비해 고용율 등 지역경제 지표가 눈에 띄게 좋다. 

상당수 지자체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첨단산업단지 및 데이터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소형원자력을 포함한 분산에너지는 전력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돼 데이터센터 건설 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북도와 경주시에는 원자력 전 주기를 담당하는 기업과 기관들이 자리했다. 경주에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을 포함해 26개사 5천여 명 근무 중이다.

SMR 국가산업단지와 관계기관까지 입주한다면 고용이 6천여 명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 및 경주 지역은 원자력 관련 인력 1만1천여 명이 근무하는 원자력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수소산단(울진), 제철(포항), 조선(울산) 등 인접 지역 산업과도 연계가 가능할 것이다. 많은 지자체가 기술, 에너지, 문화, 관광 등이 어우러져 삶의 질이 높아진 생활 환경 속에서 지방융성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황성호·홍성식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