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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방법

김기포 기자
등록일 2009-02-20 16:02 게재일 200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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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포 포항기계중앙교회 담임목사



인생은 또 하나의 사막이다. 사막은 궁핍한 곳이다. 물도 없고 먹을 양식도 없다. 그야말로 황무지다. 또한 사막은 위험한 곳이다. 곳곳에 구덩이가 있다. 사람을 헤치는 독사와 전갈 등 무서운 동물이 있다.


그리고 사막은 불확실한 곳이다. 사막은 모래 바람이 불어와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얼마나 멀고 험한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우리 인생은 마치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광야사막과 같다. 그러나 사막 한가운데서도 생명은 존재한다.


낙타와 선인장 그리고 사막 여우의 공통점은 사막을 잘 견딘다는 것이다. 낙타는 발이 넓고 두꺼워서 사막 같은 모래 지역에서도 발이 빠지지 않고 잘 다닐 수 있다. 또 속눈썹이 길고 코도 마음대로 닫을 수 있다.


그리고 코에는 혹이 있다. 그 혹에는 지방이 있는데 수분이 부족할 때에는 그 수분을 사용하여 며칠 동안이나 물이나 먹이를 안 먹고도 살 수 있다.


선인장은 사막에서도 잘 자란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사막에서 선인장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둔다. 선인장의 뿌리는 깊이 내려가지 않고 지면 가까이 퍼져있다. 지면 가까이 퍼져있으면 그만큼 수분을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막 여우는 무더운 날씨에도 잘 견딘다. 사막의 여우는 몸의 열을 귀로 내보내어 조절을 하면서 생활하기에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스티브 도나휴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서 “인생에서 성취나 성공, 또는 목표가 전부는 아니다. 인생이란 종종 길을 잃고, 스스로를 발견해 나가며, 때로는 사면초가에 처하기도 하고, 거기에서 빠져 나오고 신기루를 좇기도 하는 것이다. 한동안 길을 잘 가는 듯하다 다시 길을 잃는 과정의 연속이다. 인생의 대부분은 사막을 닮았다. 사막에서 자기가 무능력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인생이란 그 끝이 보이다가도 신기루처럼 어느 순간 길은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그러다 어느새 불쑥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절망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나 말고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사막과 같은 인생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도나휴는 파리의 매서운 추위를 피해 서아프리카의 대서양 해변을 찾아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그렇게 나선 길은 마침내 사하라 사막 종단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는 그 때의 경험으로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이란 책에 담아냈다.


첫째, “사막을 가다가 오아시스를 만나면 반드시 쉬어라. 아무리 갈 길이 바빠도 쉬어야 할 곳에서 쉬지 않으면 사막을 건널 수 없다.” 쉬어야 할 곳에서 쉬는 것이 사막에서 살아 남는 길이다. 먼 길을 쉬지 않고 가다가 건강이 상하거나 탈진하여 쓰러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본다. 쉼은 새로운 재충전의 필수코스다.


둘째, “사막에는 아스팔트길이 없다. 그러니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모래를 빠져나오는 방법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는 것이라는 말이 재미있고 무척 의미심장하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일수록 긴장을 푸는 일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이 된다.


세번째 “반드시 혼자서, 하지만 함께 여행을 해야 한다.” ‘혼자서 하지만 함께’라는 말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혼자서 라는 말은 의존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사막을 지난다고 자꾸 누군가를 의존하다 보면 길을 잃거나, 자기 길을 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무시한 채 혼자서 가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스스로 모든 일을 감당하되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사막을 건너는 지혜다.


네번째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힘들고 어려우면 이쯤에서 중단하고 싶은 유혹이 찾아든다. 그러나 스스로 만들어낸 경계 앞에 멈추게 되면 잠시 사막을 경험한 것은 되겠지만 사막을 건널 수는 없다.


사막을 건너는 충고 중에는 “사막에서는 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충고도 있다. 사막에서는 지도가 도움이 될 수가 없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보이는 것은 모래언덕이다. 방향을 정할 기준이 될 만한 건물이나 산이나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갑자기 인생에 찾아온 가뭄과 사막을 잘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사막은 단지 사막일 뿐이다. 사막이 존재하는 것은 사막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막은 건너기 위하여 존재한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 오아시스가 있고 가끔 햇빛을 막아주는 그늘이 있기 때문이다. 믿음은 벼랑 끝에 서는 용기다. 인생의 황량한 사막에도 분명 길은 있다. 그리고 광야 같은 사막도 정복하기 위하여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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