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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 넘어 턱… 오갈 곳 없는 전동휠체어

장은희기자
등록일 2023-07-06 19:38 게재일 2023-07-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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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지역 해수욕장 등 관광명소<br/>  휠체어 드나들 경사로 하나 없어<br/>  인도 턱 등에 막혀 발길 되돌려야 <br/>“혼자 힘으로 방문하기 엄두 안나”<br/>  장애인들, 편의시설 아쉬움 토로
4일 포항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최정수 씨가 인도 턱이 높아 오르내리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포항의 관광 명소와 도로 곳곳에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장애인들이 고통 받고 있다.

6일 오후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 최정수(50·남구 대도동) 씨는 영일대해수욕장을 찾았지만 계속되는 불편에 고개를 저었다.

먼저 포항여객선터미널의 장애인 화장실을 찾았지만 혼자 힘으로는 들어갈 수가 한참동안 주변의 도움을 기다려야 했다.

시설은 매우 깨끗하고 청결했지만 화장실 출입 문턱의 높이가 20㎝에 달해 장정 두 명이 최씨 휠체어를 들어 올려야만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연 100만 명이 방문하는 영일루에도 경사로가 없어 전망대가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이날 최씨는 차량을 주차한 후 영일대해수욕장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 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나 인근 편의점·카페를 이용할 때도 높은 인도 턱 때문에 매번 수백m를 우회하는 큰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최씨는 “예전에 이곳 광장에서 각종 행사가 열릴 때 줄지어 서 있는 푸드트럭에 가서 음식을 사 먹고 싶어도, 곳곳의 높은 인도 턱 때문에 혼자 힘으로는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기자가 최씨와 함께 동행 방문한 송도해수욕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의 핫플레이스인 전망대 ‘송도워터홀릭’에도 계단만 있을 뿐 경사로가 없었다.

최씨는 송도 앞바다의 전망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어 최씨는 남구 포항시조종면허시험장 인근 수상카페 ‘물빛마루’를 방문했으나 출입 역시 엄두가 나질 않았다.

시가 지어 위탁 관리중인 이 곳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불과 10m 거리, 계단 10여개만 내려가면 되지만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가 없었다.

인접 해도근린공원 흙길 우회로를 이용할 경우 이동거리가 무려 500m가 넘어 10분 이상 걸리는데다 초여름 30도가 넘는 무더위는 너무 힘들 듯 했다.

이곳의 요트 등 수상레저 경기관람석 역시 모두 계단식으로 이뤄진 반면 경사로가 없어 장애인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최씨는 “도로에서 보도블럭 틈에 휠체어 바퀴가 끼어 넘어진 적도 많다”면서 “대전의 장태산 전망대의 경우 경사로가 있어 장애인도 오를 수 있어 참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시청 관계자는 “10년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베리어프리 등에 관한 규정이 없어 사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면서 “최근의 건물들은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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