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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졌다 하면 대구·경북’... 2005년 잇단사고로 얼룩

권종락 기자
등록일 2005-12-20 18:59 게재일 200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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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대구지하철 대형 참사이후 해마다 큰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대구.경북지역은 올해도 축제행사장에서 수십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사고가 일어나는 등 전국적으로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키는 사건과 사고로 얼룩졌다.


또 대형 사건이나 사고는 아니지만 우리사회에 널리 퍼진 안전불감증 등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끊이지 않아 지역의 이미지가 ‘사건·사고의 도시(?)’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사건.사고에 대해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게시판 등을 통해 “또 대구냐?”라는 투의 비난론을 쏟아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당국의 무신경 등을 질타했다.


▲신생아 학대(5월6일) = 대구지역의 한 산부인과에 근무하던 간호조무사가 자신이 일했던 병원의 신생아실의 젖먹이들을 엽기·가학적으로 다루는 사진을 찍은 것이 인터넷을 통해 번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애초 간호조무사들은 이 사진을 자신들의 미니홈페이지에 올려 서로 돌려가며 보았지만 이를 우연히 알게된 신생아 부모들이 문제의 사진을 다운로드해 주요 인터넷 카페 등에 잇따라 게재하는 바람에 파문이 순식간에 확대됐다.


사건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문제의 미니홈페이지 이외에 다른 미니홈페이지에서도 신생아를 대상으로 엽기적인 사진을 게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신생아 희롱방지 서명운동’이 인터넷을 통해 시작되는 것과 함께 경찰도 전국적으로 사건 발생경위와 추가 피해사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이 사건과 연루돼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던 전직 간호조무사 이모(24)씨 등 3명은 경찰조사에서 "미니홈페이지를 특색있고 재미있게 꾸미려고 신생아를 학대하는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해 주위를 경악케 했으며, 11월말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상주 공연장 압사 참사(10월3일) = 개천절 오후 상주자전거축제 행사 중 하나인 MBC 가요콘서트가 열릴 예정이었던 경북 상주시 화산동 상주시민운동장에 관중들이 한꺼번에 입장하려다 11명이 깔려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사고의 희생자는 대부분 어린이 또는 노약자인데다 사촌형제가 함께 숨지거나 수십년만의 첫 나들이를 한 할머니가 숨지는 등 희생자 모두가 모두 애틋한 사연을 간직해 상주시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특히 사고후 유족들이 3~5일만에 정상적으로 장례를 치렀고 상주시민들은 충격적인 참사 속에서도 사고 직후부터 자발적으로 거액의 유족돕기 성금을 모으는가 하면 애도의 의미로 유흥업소 영업도 업자들이 스스로 중단하는 등 사고 수습과정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기존 대형 참사 때와는 전혀 다른 모범을 보여 귀감이 됐다.


사고는 대형 행사를 기획하면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수립하지 않은 것은 물론 축제 개최과정에서 공무원과 기획 업자 사이에 금품이 오가는 등 행사와 관련한 총체적인 부실과 안이함이 참사를 유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사고로 공무원과 축제기획사 관계자 등 10명이 사법처리되고 김근수 상주시장이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유족들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 아직까지 보상문제 등 사고수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사일 추진체 폭발(11월1일) = 공군의 나이키미사일 추진체를 싣고 11월 1일 오후 2시 18분께 대구시 달성군 구마구속도로 달성2터널을 지나던 대한통운의 15t트럭에서 브레이크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가열된 미사일 추진체가 폭발하면서 주변이 순식간에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구마고속도로 대구방향의 통행이 한때 완전히 통제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경찰의 조사과정에서 사고 차량의 운전자는 위험물 취급관련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공군이나 운송회사에서 미사일부품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진술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 외


◇대구 신협강도 사건…5월26일 낮 12시20분께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모 신협에 복면을 한 강도가 흉기를 들고 침입해 식사를 하고 있던 여직원 2명을 위협, 현금과 수표 등 7천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3개월여만에 유력한 용의자 A(51)씨를 검거했으나, 증거가 불충분해 풀어줘야 했으며 아직까지 미제로 남아 있다.


◇대구 도심 목욕탕 폭발…9월3일 오후 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의 한 목욕탕 지하보일러실에서 유증기에 의한 폭발로 보이는 사고가 발생해 미용실 고객 등 5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


사고는 목욕탕이 불량정제유를 사용한 탓에 발생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대구지하철 2호선 방화미수 사건…11월19일 오후 1시20분께 대구지하철 2호선 사월방향 전동차에 타고 있던 이모(36)씨가 인화성이 강한 살충제 스프레이에 불을 붙이여 방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참사를 기억하고 있는 김형석(19)군 등 고교생 3명과 한 소방공무원이 이씨를 제압해 대형 참사를 막았다.


◇현금 수송차량 탈취…11월25일 오전 9시35분께 대구시 동구 방촌동 대구은행 방촌지점 앞에서 8천만원을 싣고 신호 대기 중이던 대구 모신협 현금수송차량에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접근해 차량 뒷자리에 있던 현금과 수표 등 8천만원이 든 가방을 낚아 채 달아났다.


당시 신협 직원들은 거액을 운반하면서도 현금 수송 차량에 대해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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