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인구 10만 이하 12개 군, 오늘부터 전국 첫 ‘9인 미만 금지’
경북도, 경제·방역상황 고려해 개편안 1단계 적용 당국과 합의
예천과 맞붙은 안동 “매출 급락할 것”… 확진자 또 확산 우려도

경북도청 신도시 안동시와 예천군의 경계 지역. 사진 왼쪽은 예천군 호명면이고 오른쪽은 안동시 풍천면이다. /경북도청 제공
경북도가 인구 10만 이하 군 지역을 대상으로 26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거리두기 개편안 시범 시행을 앞두고 경북도청 신도시 지역을 비롯한 도내 전역에서 도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도는 26일 0시부터 도내 10만명 이하 12개 군에 대해 전국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범 실시한다. 4월중 인구 10만 이하인 군위,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청도, 고령, 성주, 예천, 봉화, 울진, 울릉 등 12개 기초자치단체가 대상이다.

경북도는 지난 3월부터 중대본과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의 시범시행에 대해 협의, 안정된 지역방역상황과 어려운 지역경제를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를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의 핵심내용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해제, 500명 이상 행사의 지자체 신고에서 300명 이상으로 강화, 시설별 이용인원제한 전반적 강화(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오락실 등 이용인원이 4㎡에서 6㎡로), 영화관, 공연장, 도소매업(300㎡ 이상) 등의 시설별 이용인원 제한해제, 종교시설은 수용인원의 30%에서 50%로 확대 및 모임·식사·숙박 자제 등이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해제가 되지만, 식당·카페, 실내체육시설 등 시설별 이용인원 제한에 따른 방역수칙은 준수해야 한다. 인구 10만이하 12개 군은 9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종교시설주관 식사·모임·숙박 금지 등을 결정하여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이같은 방침이 발표되자 가장 먼저 도청 신도시 안동지역 주민들이 반발했다. 도청 신도시는 안동과 예천 지역에 걸쳐져 있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

안동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49)는 “여기서 몇 미터만 가면 예천 땅이다. 불과 몇 미터 차이로 5인 이상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식당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단속 등의 이유로 4인 단위로 나눠서 오던 손님들이 이제 몇 미터만 움직이면 마음 편히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안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35)는 “안그래도 오후 시간 카페 손님들의 대부분은 인근 예천 지역 아파트 주민들인데 지금은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예천 쪽으로 손님들이 모두 몰려가고 안동지역은 텅비게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대를 위한 기준 완화인데 신도시 지역의 매출은 오히려 떨어질 것”이라고 불평했다.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거리두기 해제 지역으로 관광객 쏠림 현상에 따른 도내 시군간 갈등과 청정지역의 코로나 확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영덕 강구항에서 장사를 하는 C씨(62)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지역 상권활성화 등은 환영할만 하지만, 코로나 감염병 확산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이번 완화가 자칫 지역에 더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배출하는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다시 생업에 지장을 줄 만큼의 피해는 오지 않을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구미에서 직장을 다니는 D씨(47)는 “경북도내 인접시군간 이동거리는 자동차로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사회적거리두기 완화지역에서 단체 회식이나 모임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어 자치단체 주민들간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지난해 지역 카드 매출 등이 10%나 줄었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원이나 된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현재 경북 군 지역은 일일 평균(23일 기준) 14명 정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상 1단계에 준하는 것이고, 지적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방역과 도민들의 자발적인 역량으로 충분히 커버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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