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비수도권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는데 백신 접종은 순탄치 않아 온 국민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치열한 백신 확보 경쟁을 벌이는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당초 예정된 접종 횟수보다 한 차례 더 접종하는 ‘부스터 샷’까지 검토하면서 우리나라 백신수급 전망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의료현장에서는 “만반의 접종준비를 했는데 백신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백신물량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저께(19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국민은 백신과 관련해 정부의 이야기를 안 믿고 있다”고 하자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겸 경제부총리는 “믿어줘야 한다”면서 백신수급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주요언론들도 한국 백신접종속도를 지적하며 “접종속도를 내지 못하면 코로나 종식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 19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151만7천390명으로 전체인구대비 접종률이 2.92%에 불과하다. 지난 2월 26일 국내백신접종이 시작된 지 50일이 지났는데도 3%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백신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와 직장, 음식점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신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3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다 전파력이 더 센 것으로 알려진 인도발(發) ‘이중 변이’까지 확인되면서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 집단감염이 비수도권으로까지 퍼지면서 전국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다. 경북도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가 139명으로 하루 평균 19.6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백신접종 속도를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높이지 못하면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접종은 코로나19 종식의 유일한 방법이다. 백신접종 속도가 지금처럼 더디게 진행되면 이미 백신접종을 받은 것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방역당국은 각자의 자리를 걸고 백신 수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