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은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
  • 등록일 2021.04.11 19:18
  • 게재일 2021.0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바름 <br>행정교육팀
이바름
행정교육팀

포항시의 기민한 정치적 반응에 박수를 보낸다. 김태성 해병대1사단장이 해병대사령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바로 다음날 포항시는 김 사령관을 명예포항시민으로 임명했다. 9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직접 해병대1사단까지 방문해가면서 떠나는 임의 발걸음을 붙잡고서 시민증서를 건넸다.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내정자는 지난 2019년 5월 포항 해병대1사단장에 임명됐다. 직전 사단장이자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조강래 소장의 후임자였다. 조 장군 당시 해병대 1사단에서는 마린온 추락사고부터 탄약고 폭발사고, 청룡회관 민간 위탁 문제 등 악재에 악재를 거듭한 최악의 상태였다. 해병대를 향한 내·외부적인 불만이 극에 달했을 때 김 내정자는 구원투수로 분해 사단장 자리에 앉았다.

무엇하나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의 문제들에 더해 새로운 이야기들이 더해지기만 했다. 마린온 추락사고는 여전히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심판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탄약고 폭발사고는 1년 반 조사 후에도 ‘원인을 알수없음’으로 남았다. 청룡회관은 민간 위탁 후 임금 미지급 등 다양한 문제가 터져나왔다. 현재도 청룡회관은 연이은 공고에도 사업자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9년에는 해병대 격납고 건설과 관련해 주민들과 크게 마찰을 빚었고, 최근 장기면 수성사격장 사태에서 해병대는 철저하게 국방부 뒤에 숨어있는, ‘약자 코스프레’에만 열중했다. 불난집에 기름붓듯, 수성사격장 일대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고 해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모두가 김태성 내정자가 있을 때의 사건들이다.

그런데도 포항시는 명예포항시민증을, 그것도 직접 찾아가서 줬다. 김 내정자 취임 이후 통합방위작전계획 수립과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포항시 통합방위태세 확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준 데 감사하고, 재난발생 시 병력을 지원해줬으며, 일손 부족 농가에 도움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역대 사단장들 중 안 그런 사람을 손에 꼽기가 힘든데 말이다. 어려운 명분을 찾지말고 차라리 솔직하게 사령관이 됐으니 포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현안에 방관자에 가까웠던 그에게 주어진 명예시민증은 “2년여 동안 포항시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이번 명예시민증은 앞으로 포항시를 위해 많은 일을 해달라의 의미에 더 가깝다. 그와 함께 근무했던 많은 군인들에게 ‘좋은 지휘관’으로 기억되고 있는 김태성 내정자가 포항시민에게도 ‘좋은 명예시민’으로 기억되길. 명예포항시민으로서 이름값을 해주길 기대한다. /bareum90@kbmaeil.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